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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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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천장이 없는 그날이 올까
이 책은 사회 각층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총 11명의 직장인 여성들이 겪었던 일들이 담겨 있다. 배우전문기자,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 작가, GQ에티터, 공연 연출가, 극작가, 기자.방송인, 뉴프레스 대표, N잡러라는 직함을 가진 이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 왔는지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 한다. 특히 여성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거나 직장생활에 대해서 여러 가지 회의를 느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하다.
첫 번째로 백은하 배우전문기자의 인터뷰가 수록 되어있다. 현재 올레 TV에서 <무비스타 소셜클럽>을 진행하고 있기에 이 책에서 소개된 인물들 중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그녀는 자신의 첫 직장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진솔하게 이야기 했다. 20대 중반 당시 모든 대학생의 꿈이었던 <씨네21>에 입사한 그녀는 배우들을 인터뷰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그것을 통해서 배우에 대해 경외심을 느끼고 또한 자신과 맞는 일이었다고 밝힌다. 그런 그녀는 직장을 옮기고 다시 일간지의 평사원이 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였고 프리랜서가 된 후 우연히 올레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제의로 인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런던으로 1년간 유학을 다녀온 사실을 밝히면서 후배들에게 사회가 정한 시간에 꼭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충고 한다. 한국에서는 유독 정해놓은 나이에 걸 맞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경향을 꼬집는 것이다. 그녀는 내가 내 인생의 사장님이 되는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배우연구소의 소장, 연구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부러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들은 별이라고 불리는 스타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기에 더욱더 그러한 환상에 빠져들기 쉽지만 백은하 배우전문기자의 인터뷰에서 느낄 수 있는 건 배우도 자신의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고 그러한 모습이 감동을 준다는 사실과 이 일에 매력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성 영화 감독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많지 않다. 그 만큼 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으로써 살아 남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2016년 장편 독립 영화 <우리들>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서 여성 감독으로써의 현실에 대해 더 알 수 있게 된다. 감독으로 데뷔를 하고 차기작을 준비중임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영화는 사회에 비해서 어떤 면에서는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내비친다. 그런 그녀도 영화 현장에서는 나 라는 사람의 성향이 드러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일 뿐인데 복잡한 생각 안하고 이야기에만 집중하기도 힘든데, 계속 질문을 던지는 여러 가지 가치와 싸우게 된다고 밝히지만 여성 감독들과는 본질적으로 동지 의식 같은 게 있는 것이 있기에 버틸 힘도 있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후배들에게도 같이 울고 열심히 시작하자라는 담담한 고백을 한다.
여성의 유리 천장을 잘 보여주는 인터뷰는 임진아 일러스트레이터인 것 같다. 그녀는 직장에 들어가서 우리나라 디자인 문구 시장에서는 어디에도 누가 그렸고 누가 만들었는지 쓰여 있지 않기에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넣고자 상사에게 문의를 하였지만 거절 당한다. 이유는 전례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경력직으로 입사를 하고 꽤 오래 일을 했지만 7년을 일해야 대리 직함을 달아주었다. 남자직원들은 1년만 있어도 대리를 달아주는 상황이었다.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현재도 느끼고 있는 그녀는 독립 출판물을 제작하고 개인 작업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녀의 이러한 고백은 그녀만의 고백은 아닐 것이다. 알게 모르게 직장에서 급여를 비롯한 직함의 차이와 진급의 차이를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흔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프리랜서라는 척박한 삶에서 힘겹게 살아가지만 그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일을 당했기에 혼자 일하면서 사람으로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고백이 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 해서 씁쓸하게만 느껴진다.
이 책에 수록된 인문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하는 일에 대해서 여전히 재미있어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이 그들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인 듯하다. 서울의 집값을 견디지 못해서 부산으로 갔지만 그곳에서 새롭게 적응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던 양자주 아티스트의 고백과 예술계에 만연해 있는 성추행, 성폭행에 대한 쓴소리는 관행이라는 이름 하에 이제는 없어져야 할 범죄행위임을 다시금 상기 시켜준다. 방송국 교양 프로그램 작가의 90% 이상이 여성이지만 PD 대다수는 남자인 방송국의 생태 속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한 고민을 해결 할 길이 없음을 지적한 최지은 작가, 통상적으로 여자들은 도수가 낮고 색깔이 예쁘고 단 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기사에서 성차별적인 문구나 자극적인 단어를 피해서 쓰려고 노력중인 손기은 GQ에디터, 28살에 의정부시가 주최한 공모전은 신인과 기성 작가 모두가 지원 할 수 있는 곳에서 전쟁 이야기로 대상을 받았지만 주변에서 나이도 어리고 이름도 모르니 당선은 부당하다. 한예종 출신인가?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 모종의 거래가 있다. 기집애 냄새가 난다 라는 등의 부당한 말을 듣고 참을 수 밖에 없었던 지이선 극작가, 워킹맘이자 뉴프레스 공동대표 우해미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남성 독자들은 쉽게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고 여성 독자라면 고개를 주억 거릴 듯 하다. 이들이 당한 유리 천장과 편견과 선입견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 하겠지만 사회적 제도와 구조가 갖춰지기 전에 개개인의 지니고 있는 잘못된 신념과 고정관념은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한 책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