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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 - 누구나 삶의 섬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마크 A. 호킨스 지음, 서지민 옮김, 박찬국 해제 / 틈새책방 / 2018년 1월
평점 :



지루함을 즐겨보자
이 책은 지루함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는 책이다 지루함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느낌을 동반한다 마치 쓸모가 없거나 잉여 인간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저자는 이러한 지루함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설명을 하고 왜 지루함을 개개인에게 필요한지 설명을 한다 이 얇은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왜 이렇게 분주하게 살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지루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책에 많이 등장하는 마르틴 하이데거는 지루함이 인간 존재에 관한 근원적이고 두려운 진리를 드러낸다고 이야기를 하고 주의 분산 요소가 없는 지루함은 인생의 만족을 선사하는, 진짜 존재를 탐구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말고 함께 정체성에 매달려 있던 끈을 놓아 버릴 완벽한 공간이 바로 지루함이라고 설명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지루함을 진저리치도록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사투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하면서 지루함을 용인하지 않는 현 사회와 인간의 본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버스를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그러면 의자에 앉아서 언제 버스가 오나 기다리면서 수 많은 상상을 했다 또한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에는 문자를 보내고 한참 후에 답장이 와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기다려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버스가 언제 오는지 전광판에 나오기도 하고 어플을 통해서 미리 예측을 한다 또한 카톡으로 실시간 대화를 하다보니 숫자가 언제 지워지는지 지켜보고 있기도 하다 너무나 빠른 세대에 살고 있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SNS에는 하루에 셀 수 없는 만큼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수 없는 기사와 광고가 우리를 현혹 시키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한 채 수시로 스마트폰을 꺼내서 기사를 읽고 광고를 보고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잠시라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끝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있다가 지쳐서 잠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통해서 지루함은 중독을 낳는다고 이야기 한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는 ‘추구하는 대상을 막론하고 과도한 몰입으로 중독 당사자, 사회, 또는 그 양쪽 모두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과거 세대보다 더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에 살지만 이전 세대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바쁨이란 대개 지루함으로 인한 고통에서 고개를 돌리려는 세련된 수단일 뿐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과도한 바쁨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도피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에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상태는 곧 그 사람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기에 사람들은 더 많은 일을 통해서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 가기도 한다
요세프 브로드스키는 지루함에 우리 자신을 빠뜨려 가장 깊은 바닥까지 내려가야 한다 그래야만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지루함에 대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침대에 들기 직전 한두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를 하고 혹시 너무나 바쁜 사람이라면 약간의 지루함을 허용할 틈은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즉, 대기실에 앉아 있을 때, 줄 서서 기다릴 때, 전화기를 꺼내 들지 말고 몇 분이나마 지루함이 밀려오도록 하면 된다고 조언을 한다
지루함을 회피하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 중 하나가 남는 시간을 사람으로 채우는 행위인데 이것은
사람을 지루함을 피하는 도구로 택하면 그들은 우리에게 대상이 된다 사람이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 그로 인해서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대상, 즉 물건으로 여긴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약자를 향한 비난과 악플이 도를 넘었다 사람을 물건으로 바라보는 현상이 너무나 심해진 결과인 것이다 여성, 노인,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 동성애자등 힘없는 소수에 대해서 너무나 거침없는 욕설과 비방이 난무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의 공간에 지루함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저자는 반문한다
저자는 지루함에 대해 다양한 정의 및 생각을 이야기 한다 이러한 것들을 읽고 있으면 지루함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살아왔고 지루함에 대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장점들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지루함은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지루함은 우리가 진심으로 원하는 인생을 창조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다면적인 공간이다
지루함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유토피아와 삶의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틈새가 있다고 일깨워 준다
지루함은 모든 게 지루하고 의미 없는 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돕는다
지루함은 당신이 세상 현실이라는 고삐에 끌려가지 않고, 상상을 펼치고 정신적 방랑을 하도록 공간을 마련한다
지루함은 창조 유형과 소비 유형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인생의 주객이 전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루함은 우리에게 잠시 쉬고, 돌아보고, 인생의 큰 그림을 다시 바라볼 시간과 공간을 안겨 준다
지루함은 우리 인생의 역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인생의 더 깊은 곳을 탐구하라고 등을 민다
지루함은 위대한 인생을 창조하는 데 밑거름이 될, 개인적이고 철학적인 발견이 끝없이 소용돌이 치는 곳이다
지루함은 우주의 순수한 경이와 신비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이자 시간이다
지루함은 인간의 자아가 세워 놓은 경계를 희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