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왜 읽으세요?


이 책은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인 ‘나쓰키 린타로’ 라는 고등학생으로써 부모님을 여의고 할아버지와 고서점에 틀어박혀 책을 보는 일이 전부인 학생이다 친한 친구도 없고 특별한 취미도 없는 평범하지만 조금은 괴짜스러운 학생이다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서 주인공은 고모에게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이 된다 그는 학교에 가지 않은 채 고서점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얼룩고양이인 ‘얼룩’이 다가와 말을 건다 주인공은 말을 하는 고양이를 신기해 하고 고양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책을 가두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책을 구출(?)하기 위해서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책을 자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두 번째 모험을 떠나고 세 번째 모험으로는 책을 많이만 팔면 된다고 생각하는 팔아 치우는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책 자신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2017년 최대 화제 tvN에서 한 ‘도깨비’라는 드라마 일 것 이다 이 드라마 촬영지 중에서 ‘한미서점’이라는 노란 간판을 가진 헌 책방이 등장을 한다 드라마 종영과 함께 촬영지였던 동인천 배다리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 곳은 헌 책방들이 많이 밀집된 지역으로 유명한 곳으로 40여곳이 있었지만 현재는 몇 곳이 남지 않았다 이마저도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서 사진으로만 기억 될 듯하다 헌책방에 가면 특유의 냄새가 난다 지독한 종이 냄새 그 냄새를 싫어 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상당수 사람들은 그 냄새를 좋아할 듯 하다 주인공인 린타로는 할아버지와 함께 고서점에서 수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손님은 거의 찾지 않는 곳이지만 할아버지는 날마다 책들을 깨끗이 청소를 함으로써 린타로는 새로운 책들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은 채 독서에 몰입을 한다 얼룩고양이 ‘얼룩’의 도움으로 인하여 만난 첫 번째 가두는 자를 보자 린타로는 당황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는 한 번 읽은 책을 다시는 읽지 않는 다고 하면서 수 만권의 책을 책장에 보관해서 자물쇠로 채어 놓았다 그가 진열해놓은 책을 가만히 보자 책의 종류와 권수는 많지만 순서나 분류를 엉망으로 해 놓은걸 알게 된다 그와 대화를 하던 중 린타로는 그가 책을 사랑하지 않는 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떠올린다 그의 할아버지는 소중한 책이 닳을 때까지 몇 번이고 읽으며 책의 이야기 속에 편안히 몸을 누이면서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군을 열 번 읽는 사람보다 열 권을 읽는 사람이 존경 받는 세상이라고 항변을 하면서 사회에서 중요한 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이고 책을 많이 읽을수록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끌어 당길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주인공은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 책을 사랑하지 않는 다는 일침을 가함으로써 갇혀 있던 책들을 해방 시켜 준다


두 번째인 자르는 자를 만난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책을 거의 안 읽지 않는 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면서 그들이 실은 너무 바빠서 한가하게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이어서 자신이 직접 두껍고 어렵고 난해한 책들을 짧고 간편하고 읽을 수 있도록 속독과 줄거리로 요약을 한다고 한다 주인공은 그와 논쟁을 하면서 책은 한 문장으로 요약을 할 수 없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용을 해칠 수 있다고 하여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책의 문장들을 훼손하는 것을 막는다


세 번째 팔아 치우는 자는 책을 많이 팔아서 이익만 올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출판사 사장인데 그는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고전은 읽지 않고 복잡하고 심오한 책은 싫어하고 자극적이고 폭력적이고 야한 것들을 추구 하기에 거기에 맞춰서 쓰기만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또한 성공과 처세술에만 관심을 두기에 그것만 읽는 이들의 요구를 응하기만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와 논쟁하면서 주인공은 그자의 그러한 심리 속에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음을 일깨워 줌으로써 사장되는 수 많은 책들을 되살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 자신을 접하면서 그녀는 주인공에게 그가 변화 시켜놓았던 3명의 인물에 대해서 보여준다 잘 나가던 사람들이 한 순간에 인기와 명예와 부를 잃어 버린 채 하루 하루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인공에게 묻고 있다 그가 한 일이 과연 잘한 일인지 주인공은 여러 가지 말을 하지만 책 자신은 그러한 뻔한 소리에 이미 신물이 나버렸기에 떠나려고 한다 그때 주인공은 소리친다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건 돈, 명예, 지식이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답을 한다 그러한 외침에 그녀는 마음을 돌리고 주인공에게 다시금 희망을 발견한다


이 책에서 주인공과 같이 모험을 떠나는 ‘유즈키 사요’ 라는 여 반장이 등장한다 그는 알림장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주인공의 고서점을 찾았다가 고양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가 고양이를 볼 수 있었던 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이 소설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져 버린 현실과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어지는 사회를 말하는 듯하다 책을 읽어야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고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 듯 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이러한 시기에 한가로이 책을 읽는 사람의 모습은 점차 사라져 간다 지하철에서 신문을 보고 책을 보거나 아니면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던 모습은 이젠 찾아 보기 힘들다 전부다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각종 영상과 기사에 몰입을 한다 그러한 것들이 우리의 생각의 힘을 빼앗아 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가는 건 아닌가 저자는 우리에게 되 묻는 듯 하다



인상 깊은 구절들


『책이 네 대신 인생을 걸어가 주지는 않는단다 네 발로 걷는 걸 잊어버리면 네 머릿속에 쌓인 지식은 낡은 지식으로 가득 찬 백과사전이나 마찬가지야 누군가가 펼쳐주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골동품에 불과하게 되지』(65p) 

『책을 읽는다고 꼭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아 때로는 한 줄 한 줄을 음미하면서 똑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거나 머리를 껴안으면서 천천히 나아가기도 하지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시야가 탁 펼쳐지는 거란다 기나긴 등산길을 다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야』(124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