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이유 - 고전이 된 소설은 저마다 이유가 있다
김한식 지음 / 뜨인돌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고전에 다시 도전하자


이 책에서는 이름은 익히 들어봤지만 실제로는 읽어본 적이 없거나 혹은 읽다가 덮은 책들 15권의 고전을 뽑아서 왜 고전이 되었으면 현재도 사랑 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1600년대 쓰여진 <돈키호테>부터 1960년대 쓰여진 <백년 동안의 고독>까지 시대도 방식도 다양하지만 중요한 건 이 책들을 현재에 읽으면 종종 막히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시대적 상황과 배경 지식이 없으면 쉽사리 읽혀지지 않지만 꾹 참고 완독을 하다 보면 깊은 울림을 받기도 하고 때론 허무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고전의 이유>를 통해서 15권의 대략의 줄거리와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 함으로써 다시금 책장 속에 꽂혀 있던 고전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1980~9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집집마다 세계문학전집을 보유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을유문화사를 시작으로 수 많은 출판사들이 너도나도 세계문학전집을 발간하였다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출판사들도 여전히 존재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출판사들의 첫 번째 책은 과연 무엇일까? 을유문화사는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민음사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문학동네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열린책들은 '도스또예프스끼'의 <죄와 벌>을 첫 번째 책으로 꼽았다 그 만큼 출판사 마다 각기 다른 기준으로 책을 선정 하였다 하지만 점점 중복되는 책들이 상당수 많다 이 책에는 나오지 않는 책으로는 '조지 오웰'의 <1984, 동물농장> '레마르크'의 <개선문>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골짜기의 백합>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신화> '에밀 졸라'의 <나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 ‘보리스 빠스쩨르나끄’의 <닥터 지바고>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펄 벅’의 <대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등등 수 많은 고전들이 존재 한다 이러한 책은 아마 작가가 다음에 다시 써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15권의 책을 알아보자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롤리타'를 천천히 발음하면서 정말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리는지 확인해 본다고 한다 그 만큼 책을 읽으면서 엄청난 몰입을 하게 만든다고 들어는 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했는데 저자는 우리가 흔히 쓰는 롤리타 콤플렉스라는 말의 뜻은 어린 소녀에게 품는 비정상적인 성욕을 가리키는 말로써 이 소설의 제목에서 유래한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소아성애를 다룬 작품으로 알고 있다 마치 나이 많은 아저씨가 어린 소녀를 사랑하는 불륜으로 치부하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작품이 아니다 책의 줄거리는 도덕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소재들인 위장결혼, 납치, 살인등등 가득하긴 하다 주인공 험버트는 마지막까지 롤리타가 아닌, 롤리타에게서 느낀 자심의 감정을 소유 하고 싶었던 것이다


공포소설의 대표작 드라큘라은 1897년 작품으로써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인 정체성, 성적 욕망, 정상과 비정상등을 통한 원초적인 불안감을 자극한다 공포소설은 현재에 존재하는 위협 혹은 미래에 올지도 모르는 위협을 상상하고, 그것으로부터 어떻게 사회를 지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문학이다 현재의 위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치유에 대해 말하는 문학이다 책에서 드라큘라가 피를 빠는 행위가 성적인 행위를 떠올리게 한다 마치 수혈 행위를 성행위와 동일시 하는 효과를 준다 이 책이 쓰여진 시기는 영국이 최고의 전성기인 빅토리아 여왕 시대였다 그 시기의 영국은 산업과 경제 발전으로 최고조에 이르지만 도덕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사회를 통해서 성을 억압했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더욱더 엄격했다 그로 인해 여성들은 성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하고 쾌락을 추구하지도 못했다


‘레 미제라블’로 유명한 에밀 졸라의 1885년 작품인 ‘제르미날’ 은 노동자들의 생활, 의식, 미래를 계급이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자본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계급 관계가 어떻게 공고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노동자들을 미화하거나 찬양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현실의 민낯을 과감히 보여준다 더러움, 가난, 고통 등 부정적인 모습을 더 많이 드러낸다 섣부른 위안과 희망보다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돈키호테’가 최고의 작품으로 사랑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근대소설의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근대소설은 아이러니를 특징으로 한다 아이러니는 신분이 낮은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겪지만 결국 실패하고 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현대소설은 대부분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이다


‘로빈슨 크루소’는 본격적으로 근대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첫 작품으로 평가된다 주인공 크루소의 모습은 모험심을 가진 신교도이고 가문의 영예보다 개인의 욕망을 우선시 하며 절대 좌절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지닌 부지런하고 감사할 줄 알며 지나치게 긍정적이어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의 모습이 바로 근대 부르주아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이 인물을 통해서 자본주의 시대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이외의 다양한 책들을 소개한다 저자가 설명을 해주니 다시금 고전 읽기를 시도해 보고 싶어 진다 또한 내가 읽었던 책의 숨은 내용도 알 수 있어서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아직은 15권 중 보지 못한 책이 더 많지만 내년에는 남은 책들을 다 읽도록 해야겠다

 


이 책에 소개된 15권의 고전

『롤리타』  『드라큘라』  『제르미날』  『돈키호테』  『로빈슨 크루소』  『폭풍의 언덕』  『고리오 영감』  『안나 카레니나』  『모비 딕』  『소송』  『위대한 개츠비』  『암흑의 핵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율리시즈』  『백 년 동안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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