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즈 상상도서관 (푸른책들) 5
정소영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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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꿈인가 부모의 꿈인가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엄마는 모른다 우리의 꿈이 아니라 엄마의 꿈이라는 것을’(나의 로즈 중에서)이다 수 많은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서 죽음에 이르지만 부모들의 끝없는 욕심은 제어가 불가능한 폭주 기관차가 되어 버린 지 오래 되었다

선생학습 금지법이 생겼지만 보란 듯이 비웃는 모습으로 다양한 형태의 사교육은 번성하고 있다 얼마 전 노란색 학원 버스에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7살이면 늦습니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국제중으로 입학을 하기 위해서는 4~5살 무렵 플랜을 짜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녀를 키우는 입장이지만 실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서울의 목동, 대치동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사교육 광풍은 식을 줄은 모른다 작년에 밝혀진 사교육시장 규모는 18조원이 넘는다. 참여율이 68%이고, 1인당 월 25만원 이상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물론 현금으로 주고 받는 과외는 제외된 수치이다 또한 사교육에 종사하는 수만 100만명 가까이 되다 보니 그들의 힘은 더욱더 막강해지기에 정치권에서도 그들의 표를 의식해서 현실의 아우성을 외면하는 모양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학업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는 아이들은 몸의 반응을 통해서 표출 된다 대표적인 예로 탈모, 비만, 혹은 다이어트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사회와 부모는 계속 채찍을 가한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외국어고등학교 아이가 맹장이 터지는 바람에 급히 병원에 입원한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갔다 병문안 도중 그 아이의 아버지가 왔는데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아이에게 시험 날짜를 물어보았다 얼마나 아프냐?라는 통상적인 질문보다는 시험이 더 중요한 듯 보였다

어린이동화로 분류된 ‘나의 로즈’를 읽으면서 가슴 한 켠이 계속 아려왔다 


「어깨 위의 그 녀석」 작품은 영재라고 치부되던 아이에게 극심한 스트레스가 동반되자 작은 악마가 찾아와서 화를 부추기는 모습, 아이는 자신의 악마성을 깨닫고 작은 악마를 내쫓지만 결국은 그 악마가 엄마에게 가는 모습, 전교 10등하는 아이지만 더 잘하라고 늘 닦달하고 휴대폰의 시간을 봤다는 이유로 함부로 뺏고 친구들 만나는 것도 제한하고 졸려도 자지 못하게 할 정도로 공부에 매진시키던 중 학부모를 상대로 시험을 본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가 똑같이 엄마에게 대하자 엄마는 크게 반성을 하면서 훈훈하게 끝나지만 그 일련의 과정은 슬픔을 넘어 분노가 일어나기도 한다 

「슈퍼맘 능력고사」은 작품을 읽고 나니 한 다큐멘터리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학원에 가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하던 인터뷰가 오버랩 되기도 한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는 친구를 만날 기회가 없다 놀이터에는 아무도 없고 오로지 학원에 가야만 친구를 만날 수 있기에 이런저런 이유로 학원에 가야만 한다 

「나의 로즈」 작품에서 국제중학교에 입학을 확정 지은 것도 아니고 확률이 25%에 불과하지만 엄마는 이미 들떠서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닌다 엄마는 주인공 하은이가 학원을 빠진 사실을 알게 되자 빰을 후려친다 하은이는 신경성으로 인한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입원을 하고 의사는 엄마에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거라는 사실을 알려주지만 엄마는 무시한다, 외면한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거미(로즈)가 죽은 걸 발견 하고 나서 엄마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러자 주인공은 엄마를 향해서 소리를 친다 아이들이 극한으로 가서 이렇게라도 폭발하면 다행이지만 수 많은 우등생 혹은 모범생들은 극단적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초등학생이 성적이 떨어져서 자살을 했다는 소식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 아이에게 목숨보다 소중한 게 성적이라고 누가 알려줬을까? 성적이 떨어지면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끔 누가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빠 구두」와 「초특급 사은품」은 앞선 세 작품보다는 훈훈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고로 인해서 동생이 죽고 아빠는 장애인이 되어버린다 엄마는 그런 아빠를 늘 저주하다가 어느 날 아빠는 죽고 만다 재민이는 아빠의 장례식을 마치고 자신이 선물한 구두를 발견하고 발을 집어넣는 순간 아빠로 빙의(?)되어서 옛 일들을 자신의 눈으로 목격하면서 그 동안 숨겨 놓았던 사건의 전말을 목격하게 된다 장애인의 대한 편견, 그리고 사회로부터의 격리에 대해서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아이가 어떻게 받아 들이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초특급 사은품이란 작품은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는 하준이는 학교에서 열리는 바자회를 통해서 할아버지를 사은품으로 내건다 할아버지가 없어지고 나서 집안을 정리하던 고모가 쓴 편지를 발견하고 나서 다시금 할아버지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편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포기 해서는 안되어야 한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 진정 행복한 나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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