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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삶의 마지막 날, 내 인생에 묻는다
오자와 다케토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마르틴 루터가 한 말을 스피노자라는 철학자가 인용하면서 유명해진 저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이 나에게는 해당이 안 될 것처럼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살아간다 또한 세상은 그렇게 살라고 우리를 종용하기까지 한다 이 책은 20년 동안 2800명의 마지막 길을 지킨 호스피스 전문의의 죽음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적은 글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인 호스피스에서 그는 수많은 이들의 죽음을 목격하였기에 그의 글은 과장이나 허구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는 수 많은 이들 혹은 너무나 두려워 떠는 이들에게 담담하게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거의 매일 뉴스에서 각종 사건 사고로 사망자수를 발표하지만 그때마다 혀를 차곤 지나간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지인들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장례식장을 찾는 순간에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한다 나이가 많고 큰 지병이 없이 평온하게 돌아가신걸 우리는 흔히 호상(好喪) 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과연 호상 이라는 게 존재할까?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 한들 당사자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식, 형제, 부부는 슬픔이 악상에 비해서 줄어들까? 저자는 우리에게 정면으로 묻는다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으신가요? 이러한 질문은 학창시절에 수련회나 수학 여행 때 한번쯤 경험한 유서쓰기와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실 나이가 되고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기면 이 질문이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점점 현실로 오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생 마지막 단계를 맞이한 사람이 평온해지려면 반드시 몸의 통증이 적어야 하고 마음의 고통 역시 덜어내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몸의 통증은 의학으로 어느 정도 완화 시킬 수 있지만 마음의 고통은 당사자의 결심과 노력에 달렸다고 한다 특히 암으로 인해서 마지막을 맞이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고 고백한 저자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을 이야기 한다 그들 모두 왜? 내가? 하필? 지금? 이라는 수 많은 질문들과 마주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가 대답을 내려야 하고 또한 자신이 진정으로 남은 시간을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누구나 인생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면 내 힘으로 못하는 일은 그냥 놔두고 다름 사람에게 맡기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호스피스 병동이니 점점 병세가 악화되면 자신의 용변조차 어찌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많은 이들이 좌절을 하고 절망에 빠지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용변을 처리하는 방법과 방식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가 운영하는 병동에는 한 달에 한번 환우 가족들과의 모임을 통해서 서로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고 귀 기울여 듣고 환우 가족들끼리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또한 9가지 주제로 편지쓰기를 통해서 평소에 하지 못하는 말들을 글로써 대신 적게 한다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단순 할 수 도 있다 점점 일본은 초고령 사회가 되어가면서 사망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죽음을 대비하거나 준비하는 수는 극히 적기에 죽음에 대한 인식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생에서 고통을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만 ‘나의 버팀목은 무엇인가’를 알면 분명 어느 정도는 평온하게,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기에 읽는 내내 다시금 나와 삶을 되돌아 보고 나와 주변인들에 대해 진정으로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인상 깊은 구절들
『인간이 최대한 후회 없이 ‘잘 살기’ 위해서는 일상과 비일상, 그 둘의 소중함을 알고 적절히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28p)
『평범한 일상은 모두 기적인 것이죠』(30p)
『하지만 아무런 의심도 없이 ‘내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보물을 손에 쥐고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입니다』(20p)
『아무리 고민이 많고 괴로운 현실에 처했다 해도 ‘나를 키우기’ 위한 시간이라고 믿는다면 분명 희망이 솟아오를 것입니다』(116p)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서로에게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 되어줄수는 있다』(14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