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의 사람
최옥정 지음, 최영진 사진 / 삼인행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49살

하루 24시간을 인생이라고 한다면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평균 수명은 80세 정도이니깐

오후 3시는 49세쯤 될 것 이다 일반적인 49세 남자라고 한다면 직장에서는 보통 부장 정도의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할 것이고 운이 좋으면 임원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80대 이상의 노령일 것이다 또한 자녀의 나이는 고.대학생 정도 될 것 같다 사회적으로도 허리 역할을 하는 중년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보통 저 나이에는 앞으로 남은 근속년수를 생각하면서 노후를 대비하는 동시에 부모님을 봉양하고 자식 학업을 위해서 뒷바라지에 힘써야 하는 시기일 것이다

직장인들은 보통 9시에 출근해서 7~8시에 퇴근을 한다 이들에게 3시는 어떠한 느낌일까? 아마 점심 먹고 나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열심히 업무를 하고 있는 시간이거나 미팅을 하고 있거나 졸음과 싸우면서 운전을 하는 시간일 것이다 직장인들에게는 한창 바쁜 시간이 미취학 아동들에게는 꿀 같은 낮잠 시간인 것처럼 누구나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다 다른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소설가인 최옥정과 사진작가인 최영진 남매가 같이 펴낸 포토에세이 이다

이 책의 글을 쓴 최옥정 작가는 1964년생, 한국 나이로 44살이다 중년의 삶을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비슷한 혹은 자신을 향해서 잔잔히 하는 말처럼 보이는 글들이 사진과 더불어 큰 울림과 공감을 준다 이 책은 왼쪽에는 사진이 오른쪽에는 글이 배치되어 있고 글은 군더더기를 과감히 없애버려서 마치 시 같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배치와 여백을 통해서 짧은 글이지만 오랜 시간 시선을 머물게 함으로써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자신, 자연, 시간, 아버지, 어머니, 친구, 사랑, 인생,  이 책의 대부분 사진들은 자연을 배경으로 찍었고 중반까지는 흑백으로 구성되어 있고 후반부터는 컬러를 배치함으로써 더욱더 극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너무나 멋진 사진들의 장소가 무척 궁금했는데 맨 뒤에 섬네일을 통해서 촬영시기와 장소를 공개해주었다 


23p에 있는 <외로울 때 바다로 간다>에서 내 이름을 부른다, 내 이름을 듣는다, 내 울음소리를 듣는다, 나를 나에게 되돌려 줄 시간이다 이 부분에서는 멈칫 거리고 중년의 삶을 살고 있거나 홀로 슬픔과 어려움, 역경을 견뎌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잔잔히 그러나 확실하게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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