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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읽는 질문 8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지비원 옮김 / 글담출판 / 2017년 11월
평점 :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통해 미래를 생각해보자
이 책은 답답한 현실 속에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참된 지식을 직접 가르치기보다는 대화와 문답을 통해 상대자가 스스로 무지와 편견을 자각함으로써 진리를 발견하게 함 이러한 귀납적 진리 탐구 방법을 대화법 또는 문답법이라 한다)처럼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독자들의 생각을 끄집어 낸다 또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하도록 만든다 이 책은 각각 질문에 대해 마지막에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질문을 곱씹어 보도록 유인한다 저자는 초등학생을 위한 현대 사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책을 집필 하려고 했다고 서문에 밝힌다 왜냐하면 현대 사상이 필수적인 지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이라는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가 바로 현대 사상이기 때문이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사회와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면 현대 사상이 필요하다 사상이라고 하면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8가지 주제 88가지 생각 888가지 의견
이 책은 민주주의, 감시 사회, 로봇, 뇌 과학, 정체성, 의사소통, 복제, 환경 총 8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마치 저자와 마주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또한 답을 유도하지 않는다 계속 질문을 던짐으로써 생각을 하게 한다 또 다양한 의견에 대해서도 언급을 한다 8가지 주제가 나무가 되어서 88가지의 뿌리가 되고 888개의 잎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자유로운 세상, 평등한 사회라는 말을 잘 쓰고 늘 듣지만 자유와 평등이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자유와 평등의 의미를 물으면서 현재 살고 있는 민주주의에까지 이르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가장 나은 정치 체제인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통해서 독자로 하여금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저자의 능력은 책을 읽는 내내 때론 어렵고 불편하기도 한 질문에 대해서 편하고 쉽게 다가 온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나오는 ‘텔레스크린’은 어쩌면 지금의 ‘CCTV’와 비슷할 수도 있겠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은 하루 평균 83회 정도 CCTV에 찍힌다고 하니 감시 사회라고 불러도 무방 하다 감시 사회라는 어감은 기분 나쁘고 무서운 정치 체제를 떠올리게 하지만 현실의 디지털 기술에서는 편리한 도구처럼 보이기도 하다 내가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들은 구매자의 구매 패턴과 클릭 패턴을 정보화 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또한 감시를 다른 말로 하면 보안(security)으로 표현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에 CCTV가 있는 아파트와 없는 아파트 중 어느 아파트를 구매자는 선호할까? 다수가 소수를 봄으로써 소수에 의해 다수가 관리 된다 예로 독일 국민이 히틀러를 봄으로써, 연설을 들음으로써 나치에 지배가 되었듯이 미국의 대중들이 영화나 라디오, 잡지 등을 통하여 봄으로써, 들음으로써 획일화가 되었다 4차 산업 혁명은 시작 되었고 그 중심에는 AI(인공지능)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 복제는 허용되지 않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외국에서는 죽은 반려동물의 복제가 사업화되기 시작했다 ‘사이보그(cyborg)’란 원래 1960년대에 등장한 개념으로 ‘사이버네틱옥니즘(cybernetics organism)’을 줄인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설, 영화, 만화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현실에 등장 하였다 예로 두 팔을 잃은 사람에게 로봇 팔을 개발해 흉부 신경에 접속을 통해서 뇌의 신호를 받아들여 생각만으로도 자유롭게 손과 팔을 움직일 수 있다 앞으로 도래할 사회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사이보그도 존재하고 나아가 휴머노이드(humanoid-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을 가리키는 말)도 활동할 것이다 최근 tvn이라는 방송국에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거기에 나왔던 패널 중 정재승 과학자는 뇌 과학자로 나오면서 모든 것을 뇌에 연관시켜서 이야기를 하곤 했다 뇌 과학이라는 것이 최근 화두가 되었다 저자는 뇌 과학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질문을 통하여 독자로 하여금 뇌에 대해서 마음에 대해서 더 나아가 자유의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뇌 과학의 발달로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부분도 언급 하면서 아직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마음을 규정하지 못하면 뇌 과학은 사용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자신을 혹은 타인을 남성과 여성으로만 정체성을 구분 짓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하나의 성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다양한 성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 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인격은 몇 개나 될까? 다중 인격으로 유명한 사건은 ‘빌리 밀리건 사건(1977년 수 차례의 강간 및 무장강도 사건으로 체포되었고, 1978년에 해리성 정체 장애(다중인격) 정신질환자로 밝혀져 무죄를 선고함)’이다 우리도 다양한 인격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의 정체성이 소멸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또한 의사소통을 시작으로 권력과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또 복제에 대한 정의와 모방에 대한 우리의 자세, 환경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파괴하고 보호하는 주체가 같다는 아이러니를 지적하기도 하면서 저자는 독자들의 생각을 묻고 있디
이 책에서 던지고 있는 8가지 질문들
질문 01 모두가 꼭 자유롭고 평등해야 할까?
질문 02 오늘날 우리는 자발적으로 감시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질문 03 로봇과 인간을 구분할 수 없는 미래가 온다면?
질문 04 나의 마음을 확실하게 아는 방법은?
질문 05 내가 누구인지를 꼭 확립해야 할까?
질문 06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 하려면?
질문 07 이제는 복제도 창작의 수단이지 않을까?
질문 08 인간은 왜 자연을 보호할까?
인상 깊은 구절들
『자유주의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각 개인이 다양한 삶의 방식을 갖고서 ‘좋다’고 생각하는 바를 각자의 방식대로 추구하는 것입니다』(27p)
『자유주의는 모든 것에 대해 자유를 허용하지도 않고, 또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지도 않습니다』(31p)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간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자명한 것은 아닙니다』(40p)
『과감하게 말해 보자면 감시는 근대 사회의 특징이 될 수 없습니다』(60p)
『하지만 다수가 소수를 봄으로써 ‘소수에 의해 다수가 관리되는’ 상황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65p)
『낡은 남성 지상주의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 우리는 사이보그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82p)
『사람은 일정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태어납니다』(88p)
『이 실험을 보면 지각뿐만 아니라 자유 의지와 관련해서도 ‘외에서 마음이 생겨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106p)
『하지만 원래 마음 그 자체가 무엇인지가 수수께끼입니다』(113p)
『다중 인격은 ‘여러 인격이 한 사람 안에’ 존재하고, 뇌 분리 이식의 경우는 ‘하나의 인격이 여러 사람에게’ 존재합니다』(130p)
『의식적으로 모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외부에서 정보를 받아들입니다』(176p)
『현대인은 더 이상 절대적인 가치 같은 걸 추구할 필요가 없습니다』(217p)
『포스트모던이라는 이 시대에는 지금까지 명백하다고 생각했던 경계선이 차차 희미해집니다』(22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