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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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수’식 산문집

이외수 하면 떠오르는 건 242만명이 팔로워를 가진 트위터 대통령, 혹은 기발한 상상력과 언어의 연금술사, 혹은 말로 싸우는 투사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외수 특유의 화법과 다양한 주제를 아름다운 언어와 함께 풀어 나간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그림(정태련 화백)이 계속 나옴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그림을 보면서 글을 곱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책은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가가 위암으로 1년간 투병한 이야기를 비롯하여서 작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몸무게나 SNS, 인공지능, 알파고, 신조어등)과 

어쩌면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들(정치, 투표, 젊은 시절 과오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한국 최초로 살아 있는 작가의 문학관인 이외수 문학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과

SNS통해서 겪는 다양한 일들 특히 악플러에 관한 이야기는 이외수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묻어나온다

이야기의 주제는 매우 다양하여서 신뢰, 의심, 문학등 작가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아무런 주장없이 쓴 글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책 중간에는 작가의 젊은 시절에 있었던 실수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

일흔을 넘긴 나이여서 그런것일까 글쓰기를 40여년이 넘어서 그런것일까

작가는 책을 통해서 대표작 하나만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바람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이외수 작가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을 기억하며 그의 작품을 읽고 마음껏 즐거워 할 수 있다


책 속에서 언어유희로 독자를 즐겁게 한다

대표적인 몇 문장을 소개한다


타고난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타고나지도 않았고, 노력하지도 못했으며, 즐길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괜찮다. 훌륭한 관람객으로 존재하면 된다


배고픈 이가 밥을 달라고 할 때는 밥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목마른 이가 물을 달라고 할 때는 물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창고의 음식을 잔뜩 훔쳐 먹고 뒤룩뒤룩 살이 찐 쥐새끼들이 더 처먹겠다고 지랄발광을 떨어 대면 때려잡는 것이 상책이다


지갑이 텅 비어 있는 것보다 더 부끄러운 것은

뇌가 텅 비어 있는 것이며 뇌가 텅 비어 있는 것보다

더 부끄러운 것은 영혼이 텅 비어 있는 것이다




인상 깊은 구절들


『이 척박하고 외로운 세상, 눈에 보이는 것들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모두 사랑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그것이 태어난 이유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9p) 

『시간이 희석된다』(19p) 

『나이가 곧 지혜가 되지는 않는다』(25p) 

『쓰레기는 보석함에 들어 있어도 쓰레기다』(20p) 

『아무리 지능이 발달해도 사랑이 없다면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존재 이유가 충분치는 않다』(99p) 

『그러면 어떤 글이 살아 있는 글인가 쓰는 이의 진실을 바탕으로 읽는 이의 사랑을 각성시키는 글이 살아 있는 글이다』(116p) 

『육신의 굶주림보다 훨씬 더 인간을 처절하고도 저급한 동물로 전락시키는 것은 영혼의 굶주림이다』(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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