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탕 ㅣ 즐거운 그림책 여행 40
임태리 지음, 박현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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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찬 바람이 불어오면 떠오르는 곳이 걱정탕이다. 김 서린 창문에 ‘어떡하지‘를 손가락으로 쓰는 걱정스런 표정의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뽑기 기계에도, 대롱 대롱 매달린 주머니에도 걱정이 한가득’ 어떡하지’ 글자 투성이다. 걱정탕 주인인 오리는 이름과는 다르게 걱정이 없어 보인다. 말 끝에 –덕!을 붙이는 것이 코믹하다.

손주들 걱정하는 노부부, 숙제와 발표 걱정인 어린이들, 눈이 내리는 것을 보며 출근 걱정인 운전자, 모두 걱정탕으로 향한다. 탈의실 풍경이 너무나 정겹고 익숙하다. 들어가 옷을 벗는 장면은 걱정을 한 겹 벗는다고 표현한다. 탕에 꼭 들어가야 걱정이 벗겨지는 줄 알았는데 옷을 벗는 순간부터 걱정이 벗겨지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머리감기는 복잡한 생각을 헹궈주고 비누칠을 몸에 하는 것은 잘 안풀린 하루가 씻겨가는 것이다. 공부걱정, 축구걱정, 말실수, 탈모 걱정까지 사람들의 걱정들도 각양각색이다.

 

바깥에 있는 노천탕 풍경도 재미있다. 냉탕에서 오들 오들 떠는 사람, 족탕에 발을 담그며 벌게진 얼굴로 취직걱정, 깨알같이 오리 주인은 음료를 운반하고 있다. 뜨끈한 물속에 여럿이 몸을 담그고 앉아 묵은 걱정을 불려주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내 몸까지 노곤해지고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아이들은 신나게 미끄럼틀도 타고 과일 조각위에 사람들이 올라가 느긋하고 한가로이 휴식을 취한다. 걱정으로 가득찼던 사람들의 얼굴이 점차 편안해 지고 여유로워 보인다. 목욕을 끝내고 남은 걱정 한방울까지 말리고 로션을 바르며 미소와 함께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걱정탕에 손님이 붐비는 이유구나 싶다. 마지막에 오리주인도 일을 마치고 따뜻한 물에서 쉬는 모습이 귀엽다.


남녀노소 걱정이 없는 사람은 없을 터. 우리 주변에 이런 걱정탕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들어갈땐 걱정 한가득 이지만 깨끗이 씻고 나올때는 걱정을 털어버리고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올 수 있는 걱정탕. 고민은 저마다 다르지만 툭툭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할 힘을 충전해서 나와 “다시 또 쌓이는 눈이지만 괜찮다”는 말처럼 씩씩하게 다시 나아가 보게 하는 것. 이것이 걱정탕이 인기 많은 이유가 아닐까.

목욕탕에만 다녀와도 몸과 마음이 가볍고 개운해지는 것처럼 걱정탕도 그럴 것이다. 귀여운 오리 주인이 운영하는 걱정탕 이야기. 따스하고 포근한 그림체덕분에 아이와 함께 읽는 내내 어른도 힐링이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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