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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인간
전광섭 지음, 김상균 그림 / 책고래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세호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종종 괴롭힘을 당한다. 하지만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아 늘 당하고만 지낸다. 다행인건 부회장 아영이가 세호 편을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주어 위로가 된다. 엄마와 둘이 사는 세호는 효자이다. 학교 생활의 어려움을 말하지 않고 힘들게 일하시는 엄마를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어느 날 공원 벤치에서 무언가 가방에 들어오고 그것과 일종의 계약을 맺게 된다. 그림자 인간이라고 부르기로 한 세호는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그림자 인간이 나타나 도와주는 것을 의지하게 된다. 아영이의 강아지를 훔쳐간 무서운 아저씨, 따라다니며 조롱하는 친구들, 엄마를 괴롭히는 피자 가게 아주머니, 사나운 빨래방 사장님의 개까지 혼내주며 그림자 인간은 점점 세호의 보디가드가 된다. 대신 도움을 받을 때마다 그림자 인간은 세호의 수명을 조금씩 가져가게 되고 점점 힘이 빠지는 느끼는 세호는 두려움이 커진다. 결국 더 이상 도움을 받지 않고 그림자 인간을 쫓아내고 싶어진 세호는 아영이와 함께 방법을 찾는데... 과연 세호는 그림자 인간을 떼어내고 스스로를 지키는 용기를 갖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세호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얄미워서 그림자 인간이 나타나 도와주는 것이 반갑게 여겨졌다. 나같아도 세호를 대신해서 아이들을 혼쭐내주고 싶었다. 여러 명이 자꾸 나를 힘들게 하고 조롱한다면 학교 생활이 얼마나 괴롭고 끔찍할까. 그걸 묵묵히 견뎌내고 엄마앞에서 오히려 엄마를 걱정하고 미소짓는 세호가 기특하기도 하고 짠했다. 하지만 그림자 인간이 세호의 수명을 조금씩 가져가고 자신은 진짜 인간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너무나 충격적이고 무서웠다. 그림자 인간 조차도 원래 자신은 진짜 인간이였고 세호처럼 도움을 받다가 결국 그림자 인간이 되어 벤치 밑에 붙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들게 했다.
또 인상깊었던 것은 세호가 그림자 인간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림자 인간이 점차 세호의 모습을 닮아간다는 것이였다. 생김새도 비슷해 보이고 종종 하는 버릇까지 따라하고 있다는 것이 그림자 인간과 세호가 점차 교차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림자 인간이 세호가 되고 세호가 그림자 인간이 되고 있는 듯해 보였다.
도움을 받을 때는 도망가는 사람들을 보며 통쾌하고 속시원하지만 점점 수명을 나누어주며 자신의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낄 때면 후회가 밀려드는 세호의 마음이 잘 전해졌다. 더 늦기 전에 그림자 인간을 쫓아내고 스스로 힘과 용기를 가져야 할텐데. 세호를 어느 샌가 응원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누구나 강자 앞에서 약하고 약자 앞에서 강해지고 싶은 본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표출해 내지 않고 스스로 극복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어울려 살기 위해 애쓰는 것이 성숙의 과정인 것 같다. 아이들 또한 그것을 배워가며 다듬어져 가는 시기에 스스로를 지키고, 도움이 필요할 때에 용기를 내는 것을 너무 두려워 하지 않았으면 싶다.
그리고 자신이 소중하듯 다른 사람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며 어려움에 빠진 친구를 도와줄줄 아는 것. 그리고 두렵다고 도망만 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도전해 보는 시도가 쌓이고 쌓여 더욱 단단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자 인간은 나를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로 시작했지만 갈수록 진짜 나의 본모습을 잃어버리게 하고 계속 나약한 상태로만 남아있게 하는 오히려 나에게 독이 되는 존재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고, 우리 아이들도 그림자 인간이 없이도 어려움을 뚫고 헤쳐나가려는 노력과 강인함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