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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김보일 지음, 함주해 그림 / 그리고 다시, 봄 / 2024년 10월
평점 :




향긋한 모과가 불러일으키는 어린 시절의 따스한 기억들
이 책은 모과를 통해 어린 시절의 따스한 기억들을 소환한다. 아빠와 캐치볼을 하다 공을 놓쳤다. 공이 굴러간 곳에 노란공 같은 게 보였다. 뭐지? 울퉁불퉁 각진 얼굴 그러나 빛나는 노란색이 참 고왔다. 냄새도 향기로웠다. 이름은 '모과' 노랗고 향기 나는 열매, 모과
모과를 책상 위에 놓았다. 노랑 열매에 방이 환해졌다. 방 안 가득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못생겼다고? 자꾸 보니 이쁜걸 냄새도 좋고 이름도 예쁘다. 은행잎이 샛노래졌다. 단풍나무도 새빨개졌다. 낙엽이 지기 시작했지만 모과 잎은 색깔만 갈색으로 변했을 뿐 점점 더 노랗게 익어 갔다. 모과는 점점 갈색으로 변한다. 장갑을 끼고 목도리를 해야 할 만큼 추워지자 갈색으로 변한 모과가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혹시 썩었나 건드려 보아도 아빠가 건네주던 때보다 향기는 더 진해진 것 같았다.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또다시 또 눈이 내렸다. 모과나무는 한겨울 내내 숯이 된 열매를 달고 있었다.
봄비가 내렸다. 연두색 잎이 돋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잎,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잎, 잎은 점점 자라났다. 나뭇잎들은 점점 초록으로 바뀌었다. 연분홍 꽃이 피고 조그만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다. 대추만 하던 것이 탁구공 크기로 자랐다. 바람에 떨어진 모과를 하늘을 향해 던졌다. 장맛비가 내렸고햇살이 강해지자 모과는 점점 더 굵어졌다. 매미들이 밤낮으로 울었고 백일홍은 한여름 내내 붉은 꽃을 달고 있었다. 9월 태풍이 불어 모과가 떨어졌다. 아직 덜 익은 푸른빛이었지만 모과는 향기로웠다.
못생긴 과일의 대명사인 '모과'는 생김새와 다르게 뛰어난 향과 효과가 있다. 위장을 튼튼하게 해서 소화를 돕고 기관지염 증세를 완화하며 신경통이나 근육통에도 효과가 높다. 뿐만 아니라 향이 매우 짙하고 좋아 어린 시절 집 안에, 차 안에 모과가 늘 있었던 기억이 난다. 감기로 앓아 누운 아이에게 다가온 엄마의 모과 향기가 옛 어린 시절의 따스함을 불러 일으키는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