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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 나라
한지원 지음 / 한림출판사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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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콧물 나라?!
이 책은 콤플렉스 때문에 위축되던 소년이 상상을 통해 스스로 당당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재미있어도 훌쩍~ 억울하고 화가 나도 훌쩍~ 외로워도 훌쩍~ 언제나 콧물을 흘린다. 그래서 나의 말은 늘 '훌쩍'이다. 가끔씩 콧물 방울이 커지고 또 커져서 여행을 하는 상상을 한다. 그 빛나는 방울을 타고 콧물 나라로 갈 것이다. 과연 콧물 나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콧물 나라는 나처럼 코끝이 빨간 사람들이 가득한 날, 멋쟁이들은 입술이 아니라 코끝에 빨간색을 살살 펴 바를 것 다. 그곳에 가면 박물관을 꼭 구경해야 한다. 맨 위 다이빙대에서 콧물 방울을 타고 힘껏 점프할 것이다. 둥둥 떠올라 바라보는 콧물 나라는 얼마나 멋질까? 단, 콧물 방울을 탈 때에는 안전 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콧물 나라에서는 '콧물 나라 말을 몰라서 어떡하지?'하는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훌쩍'만으로도 충분히 말이 통하니깐. 콧물 방울을 타고 나면 슬슬 배가 고파 올 것이다. 콧물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은 뭘까? 아마도 후추 알갱이가 오도독 씹히는 매운 고추냉이 맛 아이스크림. 말린 청양고추 조각이 뿌려진 떡볶이 맛 아이스크림도 인기 최고일 테고 콧물 나라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훌쩍 합창단을 모집할 것이다.
모두가 손꼽아 기다릴 첫눈 오는 날, 눈송이가 날리기 시작하면 우리는 모두 코끝에 작은 방울을 매단 채 한데 모여 손을 잡고 춤을 출 것이다. 만약 그곳에서 너와 내가 눈이 마주친다면 나는 누구보다 환한 미소로 너에게 인사를 할 것이다. 훌쩍훌쩍 안녕.
비염을 달고 사는 친구가 있다. 약을 먹고 마스크를 끼고 심지어 수술을 해도 맑은 공기를 시원하게 들이 마실 수 없다. 잔기침을 해야 하고 답답함을 느끼면서 살아가야 한다. 책을 읽는 내내 그 친구가 떠올랐다. 콤플렉스를 놀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나와는 다른 환경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