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고르긴 너무 어려워! -루 피콕-

하나를 고르긴 너무 어려워! ㅣ 똑똑 모두누리 그림책
루 피콕 지음, 니콜라 슬레이터 그림, 민유리 옮김 / 사파리 / 2023년 8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아이들에게 전하는 올바른 가치

이 책은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보면 좋은 내용이다. 결정 장애 (決定障礙) 라는 말을 최근 많이 쓰기 시작했다.  행동이나 태도를 정해야 할 때에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일을 뜻한다.  끊임없는 선택 가운데 망설이거나 남에게 의존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듯 하다.  주인공 '찰리'는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과연 어떠한 생일 선물을 결정하게 될까?

찰리는 하나를 골라야 할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잘 고른 건지, 잘못 고른 건지 늘 걱정되었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도 하나만 고를 수가 없었다. 초콜릿 맛이랑 딸기 맛이랑 모두 먹고 싶었다. 그러다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팬티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아무것도 입지 않기로 했다. 매일 밤 잠잘 때도 힘들었다. 불을 껐다가 켰다가 끊임없이 되풀이했다. 찰리의 생일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었다. 고민쟁이 찰리는 생일 선물을 고르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미리 선물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너무 어려워서 도저히 못 골라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유기 동물 보호소에는 강아지가 엄청 많았다.

키가 작은 강아지

키가 큰 강아지

복슬복슬한 강아지

꾀죄조한 강아지

하양 강아지

깜장 강아지

적극적인 강아지

심드렁한 강아지

촐랑촐랑한 강아지

얌전한 강아지

점잖은 강아지

무서움 없는 강아지

커다란 강아지

힘세고 짤따란 강아지

찰리는 결국 결정을 못한 채 발길을 돌려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런데 점박이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따라왔다. 점박이 강아지는 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후다닥 달리기 시작했다. 장애물을 펄쩍 뛰어넘고 앞발로 구덩이를 힘차게 푹푹 파고 울타리를 빠져나와 달리고 달려 찰리의 품에 쏙 안겼다. 이제 찰리는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게 어렵지 않았다. 팬티를 고를 때도 잠자리에 들어서도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다. 찰리는 점박이 강아지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 주고 싶었다. 찰리는 사랑하는 새 친구 버디의 이름을 고르고 나니 무척 뿌듯했다.

유기견 (遺棄犬)은 주인의 실수, 혹은 의도적인 목적으로 인하여 버려진 개를 뜻한다.  반려(伴侶)의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이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가족과 동일한 느낌과 감정을 느끼면서 같이 살아간다. 하지만 거의 모든 반려 동물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기에 죽음의 이별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통상 15년의 수명을 가진 대표적인 반려 동물인 ‘강아지’를 예로 든다고 해도 태어나 죽음까지 같이 하는 반려인은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절대 다수는 중간에 키우는 것을 포기 하는 실정이다. 이 책은 하나의 생명체를 입양하여 키우는 데에는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