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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ㅣ 수피아 그림책 7
경아 지음 / 수피아어린이 / 2023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아빠를 사랑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그림책
이 책은 아빠와 아이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아이는 들고 있던 장난감 기차를 휙 던져 버렸다. 왜냐하면 자신과 놀아주지 않고 쉴 새 없이 일만 하는 아빠 때문에 화가 났다. 같이 놀자는 요청에도 아빠는 계속 지금은 안 되고 나중이라고 한다. 과연 그 나중은 언제 일까? 아이의 마음을 언제쯤 아빠는 이해할까?
아빠는 늘 바빴다. 어떤 날은 너무 피곤해서 꼼짝도 하지 않았고 또 어떤 날은 집에서도 일을 했다. 그런데 아빠가 아무리 바빠도 꼭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아빠의 아빠의 아빠의 의자를 닦는 일이다. 그 의자는 아빠한테 아주 소중하다고 했다. 어느 날 아이는 집에 있는 의자를 몽땅 가져다 좋아하는 인형을 태우고 기차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빠는 아빠의 소중한 의자를 쏘옥 빼 가며 시끄럽다고 이제 그만 하라고 한다.
아이는 괜시레 아빠가 아끼는 저 의자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가 오는 날, 아이는 크레파스로 길고 긴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빠의 소중한 의자를 보자 미운 마음에 낙서를 찍찍 해 버렸다. 낙서가 된 의자를 보며 추궁 하던 아빠에게 거짓말을 했다. 뻔한 거짓말에 아빠는 순간 화가 나 생각 의자에 가서 앉아 있으라고 했다. 심심한 아이는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집 안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그만 아이는 아빠의 소중한 의자를 쿠웅 받고 말았다. 생각 의자로 가라는 아빠의 불호령에 아이는 싫다고 대답하고 종이 집 안으로 꼮꼭 숨었다.
옆에 있는 곰 인형을 막 때려주고 아빠랑 찍은 사진도 구겨 버렸다. 아빠는 아이한테 미안해졌다. 방으로 가 보았지만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아빠 옷을 입은 곰 인형 품에서 자고 있는 모습에 아빠는 놀랐다. 아빠는 조용히 방으로 돌아와 생각했다.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의자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다음 날 아빠는 아이한테 다가가 말했다. ‘아빠가 아들 말 듣지 않고, 마음도 몰라주고, 화만 내서 정말 미안해 우리 아들 많이 많이 사랑해’ 이 말을 듣고 아이는 아빠와 같이 기차놀이를 한다. 아이는 마음이 말랑말랑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아빠도 마음이 말랑말랑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주 5일 근무, 재택 근무 같은 소리를 하면 배부른 소리, 혹 소수의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치부하기 쉽다. 현재 한국은 OECD국가 중 일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에 속한다. It, 금융, 대기업 등 고 수익이 보장된 직업 뿐 아니라 대다수 근로자들은 월화수목금금금을 살고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여전히 한국 사회에 만연하다. 장밋빛 미래를 위해 지금 열심히 달려가야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누릴 수 있는 현재의 소소한 행복을 다 포기하면서 살 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결정이다. 최근 들어 몸을 갈아 넣는다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그렇게 갈아 넣고 나서 아이와 되돌릴 수 없는 관계가 된다면 무엇 때문에 갈아 넣고 있는것일까? 아이에겐 아빠의 속 마음을, 아빠에겐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