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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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우주와 자연, 인간의 숙명을 노래한 서사시




이 책은 미국을 대표하는 고전 소설로 거대한 흰 향유고래 모비 딕과 에이허브 선장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여러 번 등장한 ‘모비딕’의 향유고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다. 그러나 ‘모비딕’은 쉽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책이 아니다. 총 135장에 700페이지 육박하고 다양한 문체와 장르가 뒤섞여 있어 큰 마음(?)을 먹어야만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왜 이토록 이 책이 여전히 인기를 받고 있고 작가가 죽고 나서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것일까?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소설 속에 나오는 흰머리 향유고래 이름, 모비 딕(Moby Dick)은 `거대한' 이란 모비(Moby, 대물)와 남자의 성기를 일컫는 딕(dick)의 합성어이다. 모비 딕은 길이 26m, 몸무게가 80톤이 넘는 늙은 수컷 알비노 향유고래와 페루의 사납기로 유명한 모카딕(Mocha Dick)이란 거대한 흰 고래를 보고 작가가 영감을 받아 탄생시킨 이빨고래의 이름이다. ‘Call me Ishmael’ 이라는 ‘모비딕’의 첫 문장은 ‘ 를 이스마엘이라 부르라’라고 번역한 책도 많지만 이 책에서는 ‘이슈메일’이라고 번역하였다.




주인공 ‘이슈메일’은 너무 가난하고 우울증까지 있는 상태로 무작정 포경선을 타게 된다. 포경선 피쿼드 호를 탄 주인공은 선장인 ‘에이허브’는 <모비딕>이라는 괴물같은 고래로 인해 한 쪽 다리를 잃게 된 사연을 듣는다. 주인공은 향해 도중 고래를 잡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모비딕>을 만나고 결국 선장은 죽고 배는 침몰하고 간신히 살아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단순하게 해양모험소설로 읽었던 유년시절과 달리 많은 시간이 지나 다시 읽게 되니 수많은 상징과 은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 속에는 여럿 성경 인물이 등장한다. 먼저 주인공인 ‘이스마엘’은 아브라함과 그의 여종 하갈 사이에 태어난 서자이다. 또한 선장인 ‘에이해브(아합)’은 열왕기상에 나오는 우상을 숭배한 이스라엘의 왕이다. 출항 전 들렀던 교회에서 설교했던 내용의 ‘요나’와 중간에 등장하는 ‘욥’도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리스 신화도 등장한다. 프로메테우스 신화, 페르세우스 신화, 나르키소스 신화가 있다.




1년전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 게임>은 큰 인기를 끌었다. 그와 비례하여 반 기독교적인 정서가 많이 담겨 기독교인들로부터 시기와 질타도 끊이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을 다 본 기독교인으로써 몇몇 장면이 불편했던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것 또한 엄연한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다. 소설 <모비딕>에 자주 등장했던 향유고래 ‘모비딕’도 당시의 읽는 이들로 하여금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했을 것이라 추측이 든다. 인간성과 인간 사회에 만연한 악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들고 있음을 지금 다시 읽고 느끼게 된다. 현재 9살인 아들이 읽기엔 버거운 책이지만 훗날 청소년이 되어 읽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 지 하루 속히 이야기 나누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인 듯 하다.

























<인상 깊은 구절들>


우리가 삶과 죽음의 문제를 크게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이 당에서 어른거리는 내 그림자가 실은 내 진짜 본질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영적인 것을 보는 방식이란 것이, 굴이 바닷물을 통해 태양을 바라보며 그 두터운 물을 가장 얇은 공기라고 생각하는 방식과 너무나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육신이 더 나은 내 존재의 찌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원한다면 누구든 내 육신을 가져가라. 이건 내가 아니니까. 그러니 낸터킷을 위해 만세 삼창! 부서진 배든, 으스러진 육신이든 올 테면 와라. 제우스라 할지라도 내 영혼은 부술 수 없이니.(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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