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파는 아이, 곡비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김연진 지음, 국민지 그림 / 오늘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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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 책은 대신 울어주는 아이 ‘곡비’를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도와준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으며 어떻게 행복을 만들 수 있겠는가? 많은 이들이 행복이 외적인 요인에서 기인하다고 여겨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한다. 그러나 물질은 그저 사는 데 필요한 것일 뿐이며, 물질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을 오래 지속시킬 수는 없다. 진정한 행복은 내면의 풍성함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아야 한다. <눈물 파는 아이, 곡비>를 읽으면서 서은국 교수가 지은 <행복의 기원>이 떠올랐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로또 1등 보다는 삶의 소소한 기쁨, 즐거움이 연속적으로 있는 것이 더 낫다. 강력한 쾌락, 자극을 느낀 사람은 이 후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자극을 받기가 쉽지가 않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가 말하는 행복이란 좋아하는 사람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책에 나온 울어주는 곡비의 삶을 사는 ‘아이’는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주인공 ‘아이’는 양반집 초상 때 가족 대신 울어 주는 곡비의 딸이다. 아버지도 없고 엄마와 단 둘이 살아간다. 그런데 눈물이 잘 나오지 않아 곡비가 되기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아이에겐 ‘부엉이’라는 친구가 있었고 상갓집엔  ‘오생’이라는 아이는 살아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닌 아이를 만나게 된다. ‘오생’의 아버지는 팽형을 받았다. 팽형은 죄인을 물에 삶는 형벌이다. 백성의 재물을 탐한 관리를 팽형으로 처벌했다. 진짜로 물에 삶는 게 아니라 큰 솥에 죄인을 들어가게 한 뒤 삶는 척만 했다. 팽형에 처해진 죄인은 멀쩡히 살아 있지만 죽은 사람이 되어야 했고 가족은 실제로 장례를 치렀다. 팽형을 받은 뒤에 태어난 자식은 족보에도 올리지 않았다. 팽형받은 죄인을 도와주면 벌을 받는다. 그래서 끼니조차 챙겨 주지 못한다. 오생의 아버지는 식음을 전폐한 채 시체처럼 살아가고 있었고 오생도 마찬가지의 삶을 살고 있었다.




오생과 아이와 부엉이는 밤에 방화수류정이란 곳에 간다. 통행금지를 어기고 그곳에서 임금놀이를 통해 각자 자신의 속 앓이 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여자인 ‘부엉이’에겐 쌍둥이 동생이 있다. 부엉이의 부모님은 소작농이다. 대간마님의 은혜로 지금까지는 잘 살았다. 그런데 대감마님이 돌아가셔서 살길이 막막하다. 대감마님은 한 되의 쌀만 받으시고 식구가 많은 부엉이 가족에게 논을 빌려 주셨다. 그런데 작은 서방님은 쌀 두 가마니를 내라 하여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오생은 자신은 글공부도 열심히 하고 잘 하지만 과거 시험도 보지 못하고 벼슬에도 오르지 못한다. 팽형을 받은 자의 자식이라 족보에 오르지도 못했다. 


그때 머리 위에서 갓을 쓴 선비 어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 아버지는 뒤제에 갇혀 돌아가셨고 할아버지가 직접 가두고 손수 못을 박았다고 한다. 선비는 왜 그래야만 했는지 정말 알고 싶고 그 때 장례도 잘 치르지는 못했고 본인이 열한 살 때 돌아가셨는데 마음껏 슬퍼할 수도 울 수도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오생과 아이와 부엉이와 선비는 친구가 되고 정해진 시간에 몰래 만나 우정을 쌓게 된다. 훗날 선비는 ‘정조’였고 화성으로 행차하던 중 아이들의 대화에 이끌려 친구가 되었다. ‘아이’는 오생에게 장원급제 놀이를 제안하고 시제를 준다. 그것이 바로 부모의 만수무강을 비는 ‘근상천천세수부’였다. 나중에 이 시제가 과거 시험의 시제인 것을 알게 되고 오생과 아이는 곤욕을 치른다. 오생은 아버지가 돌아가기 직전 진짜 이름으로 주고 싶었던 ‘성준’을 알게 된다. 









책의 맨 마지막 부분은 얼마 전 보았던 영화 ‘브로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캄캄한 방에 누워 아이유는 송강호, 강동원, 아역에게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한다. 마치 이 영화는 이 한 마디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눈물 파는 아이, 곡비> 말미에 오생의 아버지 장례를 치르면서 오열을 하는 오생과 그 옆에서 눈물이 나는 선비에게 ‘아이’는 선비에게 ‘울어도 된다’라고 말을 한다. 어쩌면 선비는 그 말을 평생 듣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울컥하는 부분이 여럿 있었다. 초등학생 뿐 아니라 어른이 봐도 신선한 내용이 많이 있어 좋은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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