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이 책은 ‘한국인 이야기’ 4번째이자 완결편이다.  첫 번째 <너 어디에서 왔니>(https://blog.naver.com/chihanjjang/221815381242)는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혔다. 두 번째 <너 누구니>(https://blog.naver.com/chihanjjang/222700556483) 는 젓가락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조명하였다. 세 번째 <너 어떻게 살래>(https://blog.naver.com/chihanjjang/222790850831)는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를 말하고 있다. 이번 네 번째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1933년생인 故이어령 박사는 처음 들어간 학교 이름은 '온양 명륜 심상소학교'에 였다. 그러나 ‘온양국민학교’로 바뀌었다. 조선총독부에서는 민족교육금지령을 내렸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조선어를 사용하면 안 되었다. 이런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고 훗날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많은 것들의 의구심이 풀리게 된다. <천자문>은 4~5세기 무렵 양나라의 무제가 주홍사란 사람을 시켜 만들게 했다.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공부할까? 궁리하다 운을 달아 리드미컬하게 배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문관이었던 주홍사에게 아이들을 위한 학습서를 만드는데 절대로 두 번 중복 되면 안 되고 외우기 좋게 운율도 넣고 자연, 인간, 사물의 이치, 세상만사 안의 모든 일이 들어가는 교육적인 내용으로 재미있게 분량은 천 자로 지시한다. 그러면서 당장 다음 날까지 만들어오라고 한다. 그렇게 만든 것이 천자문이라고 한다. 천자문을 보면 생활에 자주 쓰이는 한자가 다수 빠져있고 일부터 십까지 숫자도 빠져있다. 동서남북의 북도 없다. 그러나 이 천자문은 여전히 기본이 되며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기초가 된다.





학교라는 말은 옛날 '맹자'에 나오는 말이다. 영어의 학교 'school'이 고대 희랍어의 'schole'에서 나온 말이고 그 단어가 '여가' 즉 '논다'와 같은 뜻이다. 학교란 선생님의 일방적인 가르침으로 이뤄지는 공간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가 서로 주고받으며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 '공부'란 말도 한국에서는 배운다는 뜻으로 기술이나 학문을 익히는 과정으로 말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공부'라고 하면 쉬는 것, 여가란 의미다. 그리스의 시민들은 '여가'를 가짐으로써 공론이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공부'는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낸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렇다면 진정한 공부란 뭘까? 학교의 고향,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쉬고 여가활동을 하는 것이 삶의 제1원리라고 했다. 사람들은 흔희 노동의 삶의 첫째 원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해 학창 시절 열심히 공부한다. 그러나 노동은 가족과 나를 위해서 하는 livng의 수단일 뿐이다. 노동의 가치는 창조적인 데 있는게 아니라 연명하는 데 있다. 인간은 단지 금수(禽獸)처럼 먹고 배설하는 존재가 아니다. 리빙이 아니라 라이프를 위한 공부, 생물의 가치보다 인간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부, 그것이 참다운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서당(글방)이 초등교육을 담당했다. 서당은 단순한 ‘문화제’가 아니라 우리의 전통적 사유가 스며 있는 ‘문화 공간’이었다. 어린 아이가 글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제공해줄 지식의 세계에 첫발을 내듣는 것을 뜻한다. 서당에서 이뤄지는 공부는 눈으로 한문 문장을 소래 내어 읽고 그 소리를 귀로 들을 뿐만 아니라, 그 소리에 실린 장단과 고저에 따라 온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느끼는 과정이다. 일본이 한국을 강점했던 식민지 시절,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맨 처음 배운 것은 ‘아카이 아카이 히노마루노 하타’였다. 어린아이들에게 국기는 우러러보는 것이고 높은 곳에서 압도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으며 만져서는 안 될 어떤 신성한 힘, 초월적인 힘, 국가라고 하는 존엄성을, 지배의 힘을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책을 보고 있으면 옛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 현재의 가장 핫 한 ‘오징어’ 게임이 190페이지에 등장한다. 오징어 게임에 숨어 있는 인류의 미래 라는 주제는 정말 이어령 박사의 상상력이 얼마나 무궁무진한 지 보여주는 좋은 예인 듯 하다. 책의 첫 시작은 자신이 태어났던 서방의 모습인 천자문으로 시작해 일제 강점기 시절의 학교 그리고 우리 한국인은 물론 동아시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인 이야기는 이제 끝이 났지만 여전히 그가 들려주고 싶은 많은 이야기들이 또 책으로 출간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