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다 - 어른 손에 스러진 아이들, 어느 아동학대 피해자의 고백
김지은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어른 손에 스러진 아이들, 어느 아동학대 피해자의 고백






이 책은 학대인 줄 모르고 아이들에게 상처 주고 있는 교사들과 부모들이 읽어야 한다. 책의 저자는 제주 어린이 집 아동학대 사건 피해자 부모이자 동시에 어린이집 원장인 시부모님으로 인해 가해자의 가족으로서 힘든 나날을 보냈고 여전히 학대인 줄 모르고 아이들에게 상처 주고 있는 교사들,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낱낱이 알려준다. 미운 세 살, 네 살, 미친 다섯 살 이라는 말이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신의 자녀에게 왜 밉다고 심지어 미쳤다는 표현을 쓰는 것일까?  3~5세 사이의 아이들은 정서가 가장 발달하는 시기다. 이때 아이는 부모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으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부모는 지적이며 따뜻하고 안정된 애착관계를 맺도록 해야 하며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이가 적절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아이가 부정적 정서를 나타낼 때 지지해주고 부정적인 정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아이의 생각과 주장 강해져 빈번하게 부모와 사소한 말다툼이 일어나고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첫 번째 시기이기이다.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가정이다. 아동을 학대하는 행위자 대부분은 친부모다. 단순히 남의 가정사로 치부할 것이 아닌 학대당한 아이를 키질 수 있도록 사회와 모든 어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행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의 정상적인 신체적, 정서적 그리고 성적 발달을 저해하는 모든 행위는 아동학대로 인정된다’라고 했으며, 아동의 보호자가 자신이 마땅히 보호하고 감독해야 하는 아동을 방임하고 유기하는 것 역시 아동학대로 처벌 대상이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폭력을 가하는 아동학대만 떠오르기 쉽다. 하지만 정서적인 학대행위도 있다. 예를 들어 잠을 재우지 않는 행위, 말로 위협하는 행위, 경멸적인 언어폭력, 발가벗겨 내쫓는 행위 등 이것들도 엄연한 아동학대다. 어렸을 적 양육자로부터 받아들여지는 학습 습득은 학대를 받고 자란 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무의식적으로 자신보다 약한 다른 사람들을 학대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육아를 하다가 이상적인 내 아이의 모습과 현실적인 내 아이의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을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상적인 아이로 만들기 위한 훈육을 가장한 학대를 한다.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물리적인 힘으로만 해결해야 한다는 걸 인식해왔다면 폭력적인 행동이 더 강화된다. 가해자가 어렸을 적 받아들인 학대가 결국 폭력성으로 표출된다.










아동학대의 피해자는 학대의 영향이 일생 동안 지속될 수도 있을 정도로 회복이 어렵다.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조차도 완벽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니 그런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이미 학대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이의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작은 신호 하나에도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아동학대의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한 수준의 신체적 학대의 경우에는 흔적이 잘 남지 않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외부 상처만 없을 뿐 내부의 상처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어져만 간다. 스스로를 지키기에는 너무나 작고 여린 아이들은 누군가가 알아차리가 멈춰주기 전까지 힘없이 계속 당할 수밖에 없다. 




훈육 후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 줄 일곱 가지의 대화

첫째, 아이에게 먼저 말할 수 있는 발언권을 주고 경청하자.

둘째, 아이에게 훈육의 이유를 설명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하자.

셋째, 진심 어린 토닥임으로 아이를 진정시키자.

넷째,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관심을 전환하자.

다섯째, 잘못된 행동에 대한 교정이었고 아이가 미운 것이 아님을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

여섯째, 잘못이 개선되었을 땐 즉각적으로 ‘칭찬’과 같은 보상을 하자.

일곱째, 가장 중요한 말(사랑해)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하는 행동을 ‘훈육’으로 착각한다. 그렇다면 학대와 훈육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일까? 바로 부모의 감정 조절이다. 감정 조절이 되어 나긋나긋하게 설명해주면 그것은 바로 훈육이다. 반면 부모가 화를 주체하지 못하면 그것은 학대가 되어 버린다.  훈육은 ‘잘못된 행동’에 초점을 맞추지만 학대는 ‘잘못된 아이’에게 초점을 맞춘다. ‘잘못된 행동이 초래한 결과’를 이해시키는 데 초점을 두는 게 ‘훈육’이라면 ‘학대’는 ‘잘못된 행동을 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데 초점을 둔다. 훈육은 잘못된 행동 대신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와 ‘대안’을 주는 것을 알려주지만 학대는 ‘두려움’과 ‘고통’을 주는 것이다. <미.고.사>를 기억해야 한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는 아이 양육할 때 자주 사용하면 좋은 세 가지 말인데 이 말이 없이 일방적인 감정 폭발은 ‘학대’일 뿐이다.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아동학대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끈다. 단순히 끄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들의 공분을 산다. ‘정인이’사건을 비롯해 너무 어린 아이들이 부모의 폭행, 학대, 방치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하여 2021년 3월 16일 법무부는 '아동학대살해죄'를 신설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이날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아동학대살해죄의 요지는 아동을 학대한 끝에 살해한 사람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아동학대 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다>은 아동학대의 현 주소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잘 설명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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