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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ㅣ 풀빛 그림 아이
숀 탠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2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개와 인간의 오랜 유대감을 전하는 감동적인 그림책!
이 책은 도시에서의 인간과 자연, 동물데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도심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건물, 아파트, 자동차들 사이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생태계가 있다. <개>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욕지거리에 많은 경우 ‘개’라는 단어를 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만큼 친근하고 친숙한 단어가 바로 ‘개’일 듯 하다. 작가는 어떻게 우리에게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개’를 통해 전하고 싶은지 알아보자.
옛날 우리는 서로를 잘 몰랐다. 다리는 잘못된 길로 들어섰고 거친 목소리는 바람 속으로 떨어졌다. 이와 발톱과 막대기는 모두 무기였고 문득문득 이는 충동은 너덜너덜한 수수께끼였다. 하지만 우리는 늘 그 이상을 원했다. 마음속으로는 그 이상의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 어느 날 나는 너에게 막대기를 던졌다. 너는 막대기를 도로 가져왔다. 나의 손이 너의 귀를 쓰다듬었다. 너의 코가 내 무릎 뒤쪽을 스쳤다. 마치 언제나 나란히 걸었다는 듯이 어느새 우리는 나란히 걷고 있었다. 시간이 우리 앞에서 흘러갔다. 끝없는 강이 흘러갔다. 평야가 열리고 하늘이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너는 내게 ‘이 세상은 우리 거야’ 라고 외쳤다. 내가 달리면 너도 달렸다. 네가 부르면 내가 대답했다. 우리는 함께 외로움과 두려움의 뒤를 쫓았고 언젠가 일어날 아름다움과 공포와 흥망성쇠 모든 일을 보았다.
네가 죽었을 때 나는 너를 저 아래 강으로 데려갔다. 내가 죽었을 때 너는 강변에서 나를 기다렸다. 그렇게 우리 사이의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는 다시 함께 있었다. 이렇게 늘 함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강은 잘못된 길로 흐르고 평야는 사라지고 없다. 하늘은 천 겹의 천장처럼 내리누르고 시간은 그저 우리에게서 도망치는 것 같다. 우리는 어디로 갈까? 어떻게 해야 할까? 너는 내 손을 잡아당기고 내 무릎 뒤쪽으로 코를 밀어 대며 언제나 그러듯이 큰 소리로 외친다. ‘세상은 우리 거야’ 바로 그렇게 우리는 다시 걷고 있다.
책에 나온 글만 읽으면 무슨 수필 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그림은 더욱더 강렬하다. 글과 그림을 같이 넣지 않고 따로 분리 함으로써 그림에 더욱더 집중하여 보게 한다. 원색에 가까운 배경과 강렬한 색감이 보는 이로 하여금 화려함을 넘어 슬픔마져 느끼게 만든다. 저자는 시간의 흐림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문명의 변화를 통한 같은 구도 속에 달라지는 배경으로 더욱더 선명하게 동물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 가야 하는 지 의구심을 잘 표현한 작품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