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시 살게 한다 - 유나 아빠의 애도 일기
김동선 지음 / 두란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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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이 책은 울음조차 잃어버린 상실의 시대, 당신을 대신해 누군가 목놓아 울고 있음을 알려준다. 2018년 3월 15일 7년 6개월을 살았던 한 소녀가 소천하였다. 그 아이의 이름은 김유나. 하루 아침에 악성 뇌종양으로 딸을 하나님 곁으로 보낸 목사 아빠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누군가를 잃은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않은 분, 누군가를 떠나 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이들이 읽으면 큰 위로가 될 듯 하다.




사실 이런 책은 눈물없이 읽을 수 없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가 되어 보니 더더욱 괜스레 읽기 싫어진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인간이 감히 예측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이의 피토하는 심정은 다시금 많은 이로 하여금 살아가는 힘을 얻게 해주기에 눈물을 머금고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의 1부 <상실의 계절을 지나며 _ 꽃잎이 떨어지다>의 첫 내용인 ‘고인은 일곱 살, 상주는 열 살’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고인. 김유나 만 7세

상주. 김유진(오빠)

유가족. 부모 김동선, 이영미


이 짧은 문구 하나만으로도 자녀를 둔 부모는 오늘 하루를 건강하게 보낸 자녀를 바라보며 다시금 감사함을 느끼고 또한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 저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내게 된다. 자식을 잃은 부모는 상주 노릇을 할 수 없기에 10살 오빠가 상주되는 상황이 눈 앞에 그려 지게 된다. 







책은 특별한 무언가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 떠난 아이를 그리워하는 저자와 주변 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녀가 남기고 간 여러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 낸다. 부모를 떠나 보내고 친구를 떠나보내고 형제, 자매를 떠나보낸 경우가 있다면 슬픔에 빠져 위로를 받고 싶은 이들에게는 그 어떤 조언보다는 그냥 포옹해주고 같이 있어 주는 것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된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슬픔에 빠지면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슬픔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눈물도 흐리지 않고 슬프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는다. 깊은 슬픔에 잠기면 오히려 눈물샘이 말라버리는지도 모른다.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 태연한 얼굴로 길을 걸어가는 무수한 군중 속에도 분명 슬픔을 간직한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가슴 속에서 폭포수처럼 눈물을 쏟고 있다. 눈물은 반드시 두 빰에서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어야 진정 강한 사람이다. 진실로 강한 사람은 슬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견디면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다.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고, 이별하는 날이 언젠가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바로 이 순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로마서 12장 16절) 말씀은 누군가를 영영 떠나보내고 나면 읽을 때 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온다. 언젠가 목사님과 같이 식사를 하던 도중 문득 생각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목사님은 힘들 때 누군가에게 기도 부탁을 하시나요? 성도들은 맨날 목사님한테 기도 부탁을 하잖아요’ 그 질문에 껄껄 웃으시며 과부의 마음은 과부가 안다며 목사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며 기도 제목을 나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의 내용이 가슴에 사무치는 독자라면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가슴으로 위로를 해주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인상 깊은 구절들>


싸늘하게 식어 가는 자식의 시체를 바라보는 것보다 더 참혹한 일은 없을 것이다. 비통함이 호흡까지 멈추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시간에 내 머리 위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 본다. 하늘이 밝은 빛으로 환영하고 아기 천사들이 유나를 안내해서 천국으로 인도했을 그 모습을, 화관을 쓴 모습으로 하늘나라에 입성한 딸아이를 상상의 눈으로 그려 본다. 경외함을 가지고 하늘을 바라보던 사도 요한의 시선을 가진다. 나도 두 손을 뻗어 믿음으로 내 딸을 보내준다.(1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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