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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교회를 넘어 필요교회로 - 함께 고민하고 싶은 일과 쉼 이야기
이연우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2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함께 고민하고 싶은 일과 쉼 이야기
이 책은 온전한 일과 쉼의 리듬이 회복되는 교회 공동체에 대해 말한다. 코로나 사태가 점점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어 섰다. 끊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많은 이들이 우울과 불안을 경험했고 현재 경제적, 심적 타격을 많이 입었다. 한국 교회도 해방이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강제 비대면 예배를 통해 모임의 소중함과 주말에 온 종일 사역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에서 시간을 보냈던 많은 이들이 강제 쉼을 갖게 되었다.
온전한 일과 쉼의 리듬이 회복되는 교회 공동체, 책에서 말하는 건강함이란, 온전한 일과 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활발하게 나누고, 이것을 토대로 무언가 구체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개인을 넘어 공동체적인 몸짓이다. 온전한 일과 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움직이는 것, 이것이 건강한 교회 공동체의 핵심이며 신앙 생활의 중요한 방향이다. 신앙은 온전한 일과 쉼을 배우고 실천하는 ‘현장’이며, 교회를 넘어 일상에서의 온전한 일과 쉼을 연결하는 ‘디딤돌’이다.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단연코 기복신앙과 율법주의적 신앙일 듯 하다. 기복신앙이 물질적 풍요를 얻기 위한 열심이었다면 율법주의적 신앙은 일종의 자기만족을 위한 열심이다. 이러한 왜곡된 신앙이 어느 정도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인적 성장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결국 퇴보 및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왜곡된 세상의 거울이 된’교회는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소금과 빛으로서의’교회는 세상과 불통인 것 같다. 교회 성장, 개인 성장, 여러 종류의 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신앙은 교회 생활로 축소되고, 매우 소모적이어서 만성피로에 지친 성도들을 만들어 낸다.
모든 일은 하나님의 선하심과 연결된다. 집안일, 자녀들의 숙제를 도와주거나 놀아주는 일, 공부하는 일, 직장 일, 남을 도와 주는 일, 노는 일, 교회에서 봉사하는 일, 말씀을 읽거나 기도하는 일 등. 하나님의 선함이 드러나는 온전한 일은 거창한 프로젝트만이 아니다. 일상의 소소한 일에서부터 큰 일까지 모든 일 속에서 왜곡된 부분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선함을 드러내야 한다. 주일과 평일, 교회와 일상의 모든 일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며 풍성하게 드러내는 것이 바로 온전한 일의 목적과 방향이다. 그러나 죄로 인한 일의 왜곡은 피조물 속에 있는 선함의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일하도록 만든다. 일의 왜곡은 하나님의 선하심이 아닌 인간의 악함이 드러난다.
세상이 말하는 쉼과 성경이 말하는 쉼은 충돌한다. 세상은 오로지 나를 위한 쉼만 이야기한다. 문제는 내가 쉬려면 누군가는 쉴 수 없다는 사실이다. 억압적이며 착취적인 쉼은 누군가의 희생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성경이 말하는 쉼은 예배를 통해, 공동체를 통해, 나눔을 통해 이루어진다. 세상에서 결코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약점, 죄, 본성을 가감히 나누고 서로를 위해 중보하며 위로하며 앞으로 전진 하는 것이 바로 쉼이다.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도 소그룹이 있다. 모이면 자연스레 자녀들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결국 이야기가 돌고 돌아 부동산, 주식, 사교육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에 질린 한 분이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꺼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슬픈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주를 뛰어 넘는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면 그곳이 과연 세상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제목은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에서 모티브를 한 듯 한데 너무나 인상적이고 제목만으로도 공감이 되는 듯 하다. 각각 장이 끝나면 나눔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책 속 부록에는 다양한 인물들을 심층 조사하여 만든 분석이 있다. 참으로 유용하게 각자 교회의 사정에 맞춰 생각을 나누는데 도움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