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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 세발이가 있었지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23
야마모토 켄조 글, 이세 히데코 그림, 길지연 옮김 / 봄봄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영혼을 울리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이 책은 외톨이 소년과 세 발 강아지의 소중한 만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세발’이는 다리가 세 개인 강아지의 이름이다. 세발이는 길을 마음대로 돌아다닌다. 누구도 세발이를 가둬 두지 못한다. 온 몸이 쓰레기투성이일 때 도 있다. 그런 세발이는 사람들이 길을 지나가면 반갑다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주인공 소년은 엄마랑 둘이 살다가 엄마가 돌아가시자 숙모네 맡겨졌다. 모두들 친절했지만 늘 혼자였다. 사촌이랑 같이 학교에 다녔다. 그러다 세발이를 발견하고 같이 놀기 시작한다. 어느 날, 부엌에서 숙모와 사촌의 말소리를 들었다. ‘쟤는 학교도 안 가고 더러운 개랑 노는 거냐고, 더러운 개랑 저 아이랑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 병균이 옮을 것 같다’
그 말을 듣고 주인공은 잠옷 위에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눈이 내리는 겨울, 쓰레기통 아래 뒷발이 비닐 끈으로 꽁꽁 묵여 있었다. 눈을 꼭 감은 채 꿈쩍도 안 했다. 자신의 외투를 벗어 세발이를 따뜻하게 해주었다. 세발이는 건강해졌다. 주인공은 세발이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이 힘들어서 마을에서 도망친 당나귀 이야기, 외톨이 소녀가 산꼭대기에 올라가 별들의 음악회를 듣는 이야기, 언제나 꿈을 꾸듯 멍하니 서 있는 서커스 광대 이야기 등 세발이는 재미있으면 눈을 가늘게 뜨고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지루할 때는 크게 하품을 했다.
겨울이 끝나 나고 주인공은 숙모 집을 나오기로 했다. 마지막 날 차를 타니 세발이가 쳐다보았다. 차가 움직이가 세발이가 길 한가운데로 쫓아온다. 차가 점점 빨라지자 세발이가 점점 빨리 달리기 시작한다.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세발이다워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주인공 마음도 편안해졌다. 차가 큰 길로 나오니 세발이는 길이 끝나는 곳에서 멈췄다. 눈을 감으면 언제나 세발이가 나를 보고 있는 길이 보인다.
버림 받은 외톨이 소녀와 버림 받은 유기견의 아름답고 멋진 우정 이야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더불어 배경이 되는 그림을 투명한 수채화로 그려서 더욱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 되어 있다. 주인공의 기분에 맞춰 배경 그림의 색깔이 인상 적인 작품이다.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추억을 지닌 이들이 읽으면 옛 추억에 많이 잠기게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