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에게는 작은 개가 있어요
송미경 지음, 김종민 그림 / 모래알(키다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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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다르게 그려지는 결말




이 책은 작고 연약한 세계가 가진 내말함을 아름답고 쓸쓸하게 담고 있다. 주인공 ‘영하’는 작은 집에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지붕에 난 창으로 낮엔 햇빛이, 밤엔 별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할머니 심부름을 다녀오던 길에 영하는 작은 개(?)를 만났다. 영하는 작은 개에게 ‘보리’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보리는 매일 아침 영하의 집에 와서 해가 지기 전까지 함께 놀았다.



영하는 보리가 돌아갈 때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보리도 달리다 멈추고 뒤를 돌아보고 꼬리를 흔들었다. 영하와 보리가 마당에서 놀고 있을 때 옆집 아이들이 놀러 왔다.

아이들은 함께 살지 않으면 네 개가 아니라고 한다. 영하는 옆집 아이들이 한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주인이 찾고 있을 지도 모르고 자신의 개가 아니라는 것만 같았다.


영하는 산딸기를 따러 보리와 함께 공원을 지나다가 토끼 한 마리를 보았다. 보리가 컹 하고 짖자 토끼를 숲으로 날름 도망가 버렸다. 보리가 짖기를 멈추고 바라본 곳에는 낯선 아이가 보리를 꼭 닮은 작은 강아지 두 마리와 가만히 서 있었다. 보리는 아이와 강아지들을 보고 다시 영하를 보고 다시 아이와 강아지들을 보고 영하를 보았다.



그때 낯선 아이가 날카롭게 휘파람을 불자 망설이던 보리가 아이쪽으로 달려갔다. 아이가 보리에게 '제롬'이라고 소리 쳤다. 보리는 두 번 뒤를 돌아보았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우울해 하는 영하에게 할머니는 자신이 어릴 적 기르던 토끼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날 밤 영하는 꿈속에서 어린 할머니와 토끼 그리고 보리와 함께 뛰노는 꿈을 꿨다. 다시 한 번 보리는 영하에게 찾아와 멀리 간다고 알려주고 영영 떠나버렸다.




책의 맨 마지막 문장은 ‘그런데 아주 작고 하얀 것이 깜빡이며 달려오는 것이었습니다.’이고 그 뒤에 영하와 보리가 같이 멀리 떠나는 그림으로 독자들에게 마지막 열린 결말을 선사한다. 아이들마다 책의 결말을 자신이 정할 수 있는 쓸쓸함을 잘 표현한 동화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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