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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옥 -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 ㅣ 두레아이들 인물 읽기 9
박세경 지음, 김세진 그림 / 두레아이들 / 2021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독립운동가 권기옥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가 된 독립운동가 권기옥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01년 음력 1월 11일 평안남도 중화군 설매리에서 '권기옥'은 1남 4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기옥의 아버지는 부유하게 태어나 돈 잘 쓰고 놀기 좋아하는 한량이었다. 노름판에까지 뛰어들어 돈을 물 쓰듯 펑펑 써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되어 많던 재산을 다 날려 버렸다. 1910년 8월 29일 기옥이 열 살 되던 해에 대한제국은 일본에 강제로 합병되었다. 1905년 을사늑약을 체결해 이미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강탈한 일제는 기어코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었다. 기옥은 수업료가 없어 학교에 다닐 수 없었지만 당시 옆집이었던 장대현 교회는 소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당시 교회 목사님이 기옥의 재능을 안타까워하여 장학생으로 받아들여 주었다. 기옥은 열두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숭현소학교에 입학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지만 뛰어난 재능으로 한 달만에 1학년으로 월반하고 곧이어 다시 2학년으로 월반했다.
4년제인 숭현소학교를 3년 만에 졸업한 기옥은 열다섯 살이 되던 1915년 3년제 숭현소학교 고등과로 진급했다. 학교에 김경희 선생님은 역사를 가르칠 수 없게 되자 지리 시간에 학생들에게 우리 겨레의 역사를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순사들이 잡아갔고 끝내 학교로 돌아오지 못했다. 열일곱 기옥은 미국인 비행사 아트 스미스의 곡예비행을 보았다. 이때 기옥은 자신도 커서 비행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된다. 나라가 없고 가난했고 여자라는 현실 속에서도 기옥은 비행사를 꿈꿨다. 1918년 기옥은 열여덟 살이 되었다. 혼담이 많이 들어왔지만 공부를 더 하겠다면서 5년제인 숭의여학교 3학년에 편입해 들어갔다. 1919년 1월 21일 고종 황제가 승하했다. 기옥은 독립운동을 하다 잡혀 가혹한 고문의 후유증으로 학질에 걸린다. 학질은 학질모기에 물려 걸리는 전염병으로, 고열이 나고 설사나 구토에 시달리기도 하고 발작이 일어나기도 하는 병이다. 몸이 갑자기 추워졌다가 갑자기 더워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옥의 상태가 악화되자 일본 경찰은 죽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해 1920년 4월 부랴부랴 석방한다.
기옥은 석방 후 '평양 청년회 여자 전도대'를 조직한다. 일본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중국 상하이로 망명한다. 중국에는 항공학교가 네 군데 있었다. 그중 원난항공학교에 우여곡절끝에 1924년 입학을 한다. 1924년 7월 초 단독비행을 하고는 사진을 찍어 도산 안창호에게 편지와 함께 보낸다. 자신의 독립의지와 비행사가 되었음을 알리는 편지였다. 기옥은 자신을 찾아온 남자가 일본의 앞잡이라는 사실을 알고 한국인 동료들과 함께 사살을 한다. 그 일 이후 학교에 갇히게 된 신세가 되었고 기옥은 1925년 2월 28일 1기 졸업생이 되었다. 기옥은 난징항공대에서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중국 군인이자 중국 유일의 여성 비행사였다. 낮게 비행하며 기총소사를 하였다. 기총소사란 항공기에서 땅 위의 표적을 기관총으로 쏘는 것을 말한다. 한번은 일본군이 쏘아 올린 대공포 파편이 비행기 날개에 맞았다. 기옥도 부상을 당했고 팔에 박힌 파편을 빼내고 한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다친 부위가 다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도 또다시 비행기를 몰고 나가 일본군과 싸우려고 했다.
미국에서 주문했던 비행기가 석 달만에 도착했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났다. 비행기 동체를 조립한 뒤 미국인 비행사가 시험 비행을 하다가 그만 프로펠러를 부러뜨린 것이다. 결국 선전비행은 취소 되고 말았다. 1933년부터 기옥은 중국 항저우에 있는 항저우항공대에서 비행사이자 비행교관으로 지냈다. 1935년 8월 비행사를 그만 두었다. 1988년 4월 19일 숨을 거두었다. 권기옥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고 그녀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아직 조명받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조선총독부와 일본 왕궁을 폭파하겠다는 그녀의 신념과 집념, 결기는 성별을 떠나 존경 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당시 여자라는 이유로 받았을 수 많은 차별과 편견의 벽을 뛰어넘고 역사에 길이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초등학교 아이에게 꼭 알려주어야 할 위인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