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놀이를 할까
엔스 맛손 지음, 엔뉘 루칸데르 그림, 김상열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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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2020 북유럽 아동 청소년 문학상




이 책은 사랑의 상상력으로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나’는 사자다. 물론 형도 사자다. 우리는 사자 가족이다. 사바나에 살면서 엄마 영양과 아빠 누를 사냥한다. 누구든 우리에게 잡히면 우리의 먹이가 된다. 사냥을 할 때 먹잇감을 향해 소리 없이 다가간다. 엄마 영양과 아빠 누는 아무 눈치도 채지 못한다. 사냥하지 않을 땐 보금자리에 누워 게으름을 피우기도 한다. 




어느 날 형이 뜬금없이 사바나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배가 아프다고 하자 나는 형을 겁쟁이라 놀렸다. 형은 으르렁거리지 못하고 계속 낑낑거리기만 해 속이 상했다. 형은 의사 선생님에게 가야 했다. 형은 주사 한 대 맞고 피도 조금 뽑았다고 한다. 형을 즐겁게 해 주려고 사자 묘기를 부렸다.



형은 여러 번 의사 선생님에게 가야 했고 약도 먹어야 했다. 나중에는 병원에서 먹고 자게 되었다. 건강해지렴 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럼 털이 빠진다고 한다. 형 침대에는 동물원처럼 쇠창살과 높이 조절기가 있다. 형은 털이 거의 다 빠져 할아버지를 닮았다. 형은 나에게 소근거린다. '사자 놀이 할까?'


 






반려 동물의 죽음을 다룬 많은 동화를 아이와 같이 읽었다. 그러나 3년 전 아이는 할아버지를 천국으로 보내고 나서 확실히 죽음을 알게 되었다. 머리 숱이 다 없어지고 결국엔 민머리를 감추기 위해 가발을 쓰고 안아주고 업어주던 할아버지는 힘을 잃고 결국 병원에 누워 생을 마감한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영영 볼 수 없다는 걸 인식하고 나서야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아이는 알게 된 듯 하다. 아이가 언제까지 할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다. 특히 책 속에 등장하는 가족의 죽음이라면 더더욱 그럴 듯 하다. 끝까지 동생을 위해 사자 놀이를 하는 형의 모습과 분주하지만 슬픔을 억누르는 부모의 모습이 절묘하게 잘 표현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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