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농부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36
의자 지음 / 책고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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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농부를 통해 들여다보는 우리의 삶




이 책은 더디지만 스스로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을 해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매일매일 똑같은 모습 수많은 모래 언덕 위로 오늘도 어제와 다름없이 아침 해가 떠올랐다. 날이 밝자 사막 이곳저곳이 분주했다. 농부도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사람들은 농부를 어리석인 짓이라고 손가락질 하며 비웃었다. 과연 농부의 바램이 이루어 질까?


농부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씨앗을 심었다. 해가 뜨고 져도 농부의 씨앗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뜨겁게 달궈진 모래가 푹푹 열기를 뿜어낼 뿐 사막은 고요했다. 어느 날 거래한 모래 폭풍이 불어왔다. 그 모래 폭풍은 농부의 씨앗과 농부의 마음을 마구 휩쓸어 갔다. 거센 모래 폭풍은 모래 언덕을 넘어 이 마을 저 마을로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 곳엔가 씨앗 하나를 떨궜다. 촉촉하고 따뜻한 땅이었다. 그곳에서 작은 씨앗은 고개를 쏘옥 내밀었다.



작가는 본인이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고 쓴 글이라고 밝힌다. 사막을 여행하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과일로 알라젼 대추야자를 자주 먹었다고 한다. 아주 옛날 사막을 오가며 교역을 하던 상인들이 대추야자를 먹고씨를 버렸는데 그 씨에서 싹을 틔워서 대추야자나무로 자랐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책이 쓰여졌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고려인이 만든 ‘당근 김치’가 떠올랐다. 마르코프 빠 까레이스키(Морковь по-корейски) 한국말로 당근 김치 이다. 이 당근 김치의 유래에는 슬픈 사연이 숨어 있다. 1937년 소련(연해주)에는 고려인 17만여명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스탈린의 명령에 의해 중앙아시아지역으로  하루아침에 떠나야만 했다. 그 당시 고려인들은 카자흐공화국(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크 공화국(현 우즈베키스탄)등지로 강제이주 당했다. 극동지역에서 일본의 간첩 활동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이유였다. 하루아침에 살던 지역을 떠나야만 했던 고려인들은 강제이주 첫 정착지였던 우즈베키스탄에서 고향의 김치가 먹고 싶어 만들게 된 김치이다. 반사막지대였기 때문에 배추와 무를 키우기 척박한 땅이었고 김치를 만들만한 재료를 찾다가 무랑 비슷한 당근으로 김치를 해 먹었다고 한다. 


죽은 땅처럼 보이는 사막에도 여전히 생명은 있고 그곳에도 삶이 있다는 사실을 통해 책을 읽는 아이에게 천천히 멈추지 않고 전진하다보면 결국에는 이뤄낼 수 있다는 용기를 알려주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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