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를 지키는 호랑이 –김성준-

산소를 지키는 호랑이 ㅣ 몽키마마 우리옛이야기 12
김성준 지음, 이준선 그림 / 애플트리태일즈 / 2021년 3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은혜 갚은 호랑이와 효자 이 씨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

이 책은 알고 보면 따듯한 겉차속따(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함) 호랑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옛날 어느 고을에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는데 효심이 지극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이가 무척 많은 이 씨의 아버지는 병이 났다. 이 씨는 아버지의 병을 고치려 좋은 약과 의원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한양에 용한 의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가던 중 산 속에서 호랑이를 만났다. 과연 이 씨는 산 속에서 만난 호랑이에게 잡혀가 죽음을 당할까? 호랑이는 왜 이 씨에게 나타난 것일까?

이 씨는 호랑이에게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아버지의 약을 구하러 한양에 가는 길이기에 비키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호랑이는 갑자기 엉덩이를 이 씨 쪽으로 향하고 몸을 엎드렸다. 이 씨는 호랑이의 행동에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등에 올라타라는 뜻으로 받아 들였다. 호랑이는 이 씨를 등에 태우고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가던 호랑이는 커다란 굴속으로 들어갔다.

굴속에는 몹시 아파 보이는 호랑이 한 마리가 누워 있었다. 누워 있는 호랑이 입 속에 손을 넣어 보니 목 안에 큰 뼈 하나가 걸려 있었다. 뼈를 빼주고 다시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한나절 만에 한양에 도착했다. 의원을 찾아 약을 지었는데 여전히 호랑이가 기다리고 있어 다시 호랑이 등을 얻어 타고 이 씨는 한나절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 씨 아버지의 병환은 점점 깊어졌다. 결국 아버지는 얼마 후 세상을 떠났고 이 씨는 움막을 짓고 시묘살이(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자식이 탈상을 할 때까지 3년 동안 묘소 근처에 움집을 짓고 산소를 돌보고 공양을 드리는 일)를 시작했다. 호랑이들은 삼 년 동안 움막 앞에서 이 씨를 지켜 주었다. 시묘살이를 끝내기 전날 밤 꿈에서 울부짖는 호랑이 소리를 들었다. 움막 밖을 나가보니 진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사냥꾼들이 호랑이를 둘러싸고 돌과 창을 던지고 있었다. 이 씨는 자신이 호랑이 주인이라고 하자 사냥꾼들은 믿지 못하여 한번 만져 보라고 했다. 이 씨는 호랑이를 쓰다듬어주자 호랑이는 눈물을 흘리며 얌전히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약속대로 사냥꾼들은 호랑이를 풀어 주었다. 훗날 이 씨가 살던 마을은 '호랑이 마을'로 불리게 되었다.

전래동화를 아이들에게 읽어줘야 될 이유도, 반대로 읽어주면 안 되는 이유도 있다. 그렇지만전래동화는 아주 예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왔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현실에서 흔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래 동화가 가진 힘은 쉬운 비유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까지 동일하게 강한 교훈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몽키마마 우리 옛이야기 시리즈 열두 번째 옛이야기인 <산소를 지키는 호랑이>는 우리에게 많은 울림과 지혜를 선사한다. 무섭고 공포의 대상인 호랑이가 사람을 지켜주고 끝까지 함께 한다는 이야기를 통해 당시에 불의하고 난폭한 폭군들 중에 성인 군자가 여전히 있음을 시사하는 듯 하다. 세상에는 악인이 득세하지만 여전히 선인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잘 전달 할 수 있는 동화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