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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하늘 ㅣ 도토리숲 시그림책 1
전병호 지음, 김주경 그림 / 도토리숲 / 2020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동시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책
이 책은 하늘에 대한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담은 동시와 멋진 그림이 함께 어울어져 있다. 전병호 시인의 <우리 집 하늘>의 동시만 읽어도 너무나 멋질 듯 하다. 여기에 더 많은 시각적 효과를 더한 그림까지 있어 아이와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시인은 어렸을 적 산동네에 살았던 적도 있고 시내로 내려와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좁은 천장 사이에 보이던 하늘, 밤, 별, 달 등을 통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산동네(山洞네)의 사전적 의미는 산등성이나 산비탈 따위의 높은 곳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다. 집들은 옹기종기 모여 있고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골목길은 맞은편 집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곳이 바로 산동네(달동네)이다. 책의 처음 세 장은 산동네의 모습을 구체적이며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한 아이가 집 마당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우리 집 하늘은 반 평이다.’라는 문구가 나오면서 동화는 시작 된다. 한 평의 크기는 가로 x 세로의 크기가 각각 182cm이다. 즉, 면적으로는 약 3.3제곱미터이다. 쉽게 말해 성인 남자가 大자로 양팔을 벌리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아이의 집 하늘은 반 평이라고 한다. 그 만큼 좁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갑자기 비가 온다. 그리고 바다 속이 등장하고 숲 속이 등장하고 한 걸음에 달까지 도달한다. 아이는 자신의 서 있는 곳에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음을 보여주고 동화는 마친다. 1980년대 생인 나에게 7살 아들을 보면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든다. 그때와 비교하면 집의 넓어 졌지만 마음은 좁아진 듯 하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졌지만 심적으로는 가난해 진 듯 하다. 노인은 많아 졌지만 어른은 줄어든 듯 하다. 직업은 많아 졌지만 꿈은 줄어든 듯하다. 아이의 상상의 나래만은 줄어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집 하늘 <전병호>
우리 집 하늘은
반 평이다.
처마와
담 사이에서
네모난 하늘.
고개를 삐끔 내밀다
해가 그냥 가더니
달도
한걸음에
건너가 버린다.
옥상에 오르면
아무도 가지지 않은
수천 개의 별은 모두
내 차지이다.
우리 집 하늘은
억만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