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다로 간 페넬로페 ㅣ 콩닥콩닥 12
세마 시르벤트 라구나 지음, 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 김미선 옮김 / 책과콩나무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진짜 나의 삶을 찾아 떠나는 새로운 페넬로페들의 여정!
이 책은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페넬로페의 이야기이다. 페넬로페는 (Penelope)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오디세우스의 아내이다. 그녀의 용모의 아름다움보다는 성격이나 행실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해진 신화의 영웅적인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이다.

작는 소녀가 새로운 페넬로페가 되는 과정을 함께 가보자. 사람들은 언제나 기다리라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소녀는 창밖의 세상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뜨개질을 가르쳐 주었지만 옷을 짓는 대신 온종일 실을 떠나 그물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다른 이에게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소녀는 바다 요정 세이렌이 들려주는 바다 깊은 곳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들은 가만히 머물러 있으라고 한다. 왜 가만히 머물러 있으라고 할까? 소녀는 바다 요정 세이렌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까?

소녀는 머무르는 동안 바람이 불러와 항구 간다. 소녀가 지켜보니 폭풍우가 지나고 고요가 찾아왔다. 소녀는 별을 보았다. 별은 앞이 보이지 않는 거친 파도 위의 길이 되어 주었고 소녀는 내 마음이 속삭이는 대로 간다. 사람들은 정해진 대로 가야만 한다고 하지만 소녀는 자신이 정한 길은 바다라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다.
소녀는 작은 돛단배를 가지고 바닷가로 간다. 사람들은 바다는 위험하다고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는 바다로 나아간다. 소녀는 새로운 페넬로페가 되며 동화는 마친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사람들의 삶은 무기력해 질 수 밖에 없다. 현재 많은 이들은 운명이 정해진 사람처럼 살아간다. 몇 전부터 유행하는 소위 수저론, 계급론, 등급제 같은 말들은 우리 자신의 삶을 희화화(戲畫化) 하는 것을 넘어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삶을 살도록 부추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종종 있다.
이러한 풍토와 세대 속에서 소녀의 작은 용기와 모험은 읽는 아이와 부모에게 다시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듯 하다. 과연 정해진 대로 가는 길이 올바르고 정답이며 평탄한 길일까? 그곳 말고 다른 길은 없는 길일까? 이러한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순 없다.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길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기에 다른 길에 대해 쉽게 말하긴 어렵다. 운명에 대해 아이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좋은 동화 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