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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너무 많아 ㅣ 김영진 그림책 12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8월
평점 :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이 책은 걱정으로 염려하는 아이에게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평생 걱정이 없이 살 수 없다. 티베트 속담 중에,“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이 있다. 너무나 진리인 말이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절대 다수는 일어나지 않을, 혹은 걱정을 해도 변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을 기억 해야 한다.
지난주 체육 시간에 '그린이' 바지에 구멍이 났다. 반 친구들 모두가 알게 되었다. 그날 집에 가는 길에는 휴대폰도 잃어버렸다. 그린이는 엄마, 아빠에게 호되게 꾸중을 들었다. 그날부터 그린이는 걱정쟁이가 되었다. 엄마에게 바지에 구멍이 났는지 확인해달라 하고 휴대폰을 안 가지고 다니길 원하는 모습이 되었다. 그린이는 걱정이 생길 때마다 걱정 괴물이 하나씩 달라붙는 것 같았다. 그린이는 걱정이 생길 때마다 걱정 괴물이 하나씩 달라붙는 것 같았다. 몸도 무겁고 기분도 점점 안 좋아졌다. 하굣길에 준혁이가 그린이 등을 치며 알은 체 하자 그린이는 그만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린이는 밤에 잠도 잘 오지 않았다. 걱정 때문인지 나쁜 꿈을 꾸다가 새벽에 잠이 깨는 날도 있었다.

학교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지 않고 집으로 허겁지겁 뛰어온다. 혹시라도 친구들이 냄새난다고 놀릴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아빠는 그린이에게 괜찮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린이는 별일 아는 걸 걱정하는 자신이 걱정되었다. 그린이는 걱정 끝에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 한다. 그러자 할머니는 집에 들어갈 때 집 앞 나무에 걱정을 매달기 때문에 걱정괴물들이 많이 사라진다고 한다. 과연 할머니 말대로 하면 걱정괴물들이 사라질까? 그린이는 이제 걱정쟁이에서 해방 될 수 있을까?

그린이는 다음 날 할머니 말대로 집에 들어가기 전 걱정 괴물들을 집 앞 나무에 매달았다. 그러자 몸이 가벼워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덕분에 모처럼 잠을 푹 잘 잤다. 그린이 걱정은 금세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전처럼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그린이의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즐겨 듣는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냈고 그 사연은 전국으로 소개가 되었다. 덕분에 아랫집, 옆집, 윗집 분들이 방송을 들었다. 그린이 집 앞 나무에 너무나 많은 걱정 괴물들이 잔뜩 매달려 있었다. 방송을 들은 아파트 주민들이 매달아 놓은 것이다. 이제 그린이는 걱정괴물들이 귀엽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머피의 법칙이 있다.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갈수록 꼬이기만 하는 경우에 쓰는 용어이다. 바지에 구멍이 나고 그날 휴대폰을 잃어 버리고 나서 그린이는 마치 머피의 법칙에 걸린 듯 한 기분기 들 것이다. 하지만 그린이가 하는 대부분의 걱정은 일어나지도 일어나도 어쩔 수 없는 것들이다. 이것들 때문에 잠을 못 자고 근심하는 모습은 어른도 별다르지 않다.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메리츠의 “걱정인형”이 떠올랐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여전히 우리는 수 많은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그것을 누군가 해결해주거나 전가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것을 마케팅으로 잘 성공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주인공 그린이는 할머니의 조언대로 집 앞 나무에 걱정들을 매달고 나니 정말 줄어들고 숙면을 취하고 예전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했다. 걱정이 많은 아이가 읽으면 좋은 동화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