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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깜장 색깔 공장 ㅣ 생각말랑 그림책
에릭 텔친 지음, 디에고 펑크 그림, 권미자 옮김 / 에듀앤테크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책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
이 책은 아이가 신나게 몰입하여 놀 수 있는 체험형 그림책이다. 체험형 그림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직접 행동을 통해 책의 이야기를 따라 갈 수 있다. 책을 흔들고 뒤집고 누르고 심지어 바람을 불어 넣는다. 예전 아이와 함께 영화 <미니특공대X>를 보러 간 적이 있다. 영화 도입부분에 등장 인물 중 ‘볼트’가 나와서 아이들에게 다같이 소리를 외쳐달라고 했다. 아이는 쭈뼛거렸고 영상에서는 소리가 너무 작다고 더 크게 외쳐달라고 하자 우리 아이를 비롯해 극장안에 있던 모든 아이들이 목청이 터져라 외쳤고 영화가 시작되었던 기억이 난다. 아동 영화 특성에 맞춰 아이들의 집중력도 향상 시키고 더욱더 몰입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양깜장 색깔 공장>은 흑과 백으로 나뉜 곳에서 새로운 색깔이 들어오는 것을 철저히 거부하고 외면하였지만 막상 그것이 들어오자 수용하고 포용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내용이다. 이러한 다소 어려운 개념의 내용을 아이는 체험형 그림책으로 더욱더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양깜장 색깔 공장은 체스판, 주사위, 턱시도처럼 하얗고 까만 물건만 만드는 곳이다. 비밀 연구실에서 만든 신기한 도미노는 절대로 넘어지지 않고 스스로 돌아가는 주사위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동물 무늬방으로 넘어가려면 버튼을 눌러야 한다. 얼룩말은 ‘누르면 문이 열려요’ 버튼을 눌러 달라고 한다. 과연 동물 무늬 방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방이 있을까? 하양과 깜장만 있는 색깔 공장에 다른 색깔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동물 무늬 방에는 스컹크, 달마시안, 얼룩말, 젖소 등 무늬가 있는 동물들에게 무늬를 입히고 있다. 그 다음 방으로는 바코드 방이다. 세상 모든 바코드를 만든다. 그런데 바코드에 다른 색깔이 포함되었다. 놀란 판다가 놀라 도와달라고 한다. 손가락으로 바코드에 있는 주황색을 문질러 닦아 내달라고 한다. 어서 힘껏 문질러 봐요!
주황색 선을 아이가 직접 책을 읽다가 문지른다. 그 다음페이지에는 색깔이 번져 있는 장면이 나온다. 판다는 다시 소리친다. 빨리! 어떻게든 해 봐요 소매로든 팔꿈치로든 이 색깔을 좀 문질러 봐요. 얼룩말이 좋은 생각을 말한다. 책을 들어서 아래로 기울여 봐요 색깔이 아래로 흘러내릴 수 있게! 기울였더니 다른 곳에서 색깔이 흘러 들어오는 것을 본 펭귄은 색깔이 떨어져 나가게 책을 빙글빙글 돌려 달라고 한다.
결국 하양깜장 색깔 공장은 알록달록 색깔 공장이 되었다. 공장 입구에 쓰여있던
엉망진창 안 돼요! -> 엉망진창 돼요!
알록달록 안 돼요! -> 알록달록 돼요!
깜짝놀람 안 돼요! -> 깜짝놀람 돼요!
절대로! -> 정말로!
이렇게 바뀌면서 책은 마무리 된다. 흑과 백이 유일한 깨끗함이라 믿었던 공장의 친구들이 다양한 색깔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체험형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이 책은 자신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편하게 알려주는 동화 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