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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새와 소나무 ㅣ 민들레 그림책 9
임원호 지음, 허구 그림 / 길벗어린이 / 2020년 7월
평점 :

길 잃은 아기 솔새와 숲속 소나무의 가슴 따뜻한 우정
이 책은 생명의 소중함과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가슴이 따뜻해 지는 동화이지만 이 책을 지은 임원호 작가는 배경을 알면 한층 풍부한 감성이 생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겪으며 활동했던 작가의 작품으로 생명의 소중함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

어느 쌀랑 바람 늦은 가을날 저녁때, 엄마를 잃은 작은 새 한 마리가 울며 부르며 산으로 들로 헤맨다. 하지만 어디를 갔는지 엄마 새는 없다. 나무 수풀 가시덤불 속에도 없다. 작은 새는 하는 수 없이 엄마는 그만 찾고 잠잘 깃을 찾았다. 버드나무한테 가서 사정 말을 했다. 그러자 버드나무는 자신의 몸에다가 응가나 해 놓으려는 작은 새를 향해 지저분해서 일없다 라며 퇴박을 놓는다. 과연 작은 새는 어디에서 잠을 잘 수 있을까? 어느 나무가 작은 새를 품어 줄까?

작은 새는 오동나무에게 가서 사정 말을 하지만 버드나무와 똑 같은 퇴박을 당하고 다시 참나무에게 가지만 역시 버드나무와 똑 같은 퇴박을 당한다. 작은 새는 소나무에게 가서 사정 말을 한다. 소나무는 작은 새를 가엾게 여기며 하룻밤 재워주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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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왕바람, 칼바람이 북쪽에서 몰려왔다. 왕바람, 칼바람으로 버드나무, 오동나무, 참나무의 잎은 떨어졌다. 왕바람, 칼바람은 소나무가 작은 새를 꼭 껴안고 코 자는 모습을 보고 쓰다듬어만 주고 그냥 지나간다. 소나무는 작은 새 덕분에 잎새 하나 까딱없이 말짱했다. 작은 새는 소나무 덕분에 추운 밤을 코 잘 잤다. 다음 날 작은 새는 떠나면서 책은 마무리 된다.
책 속에는 다소 생경한 단어들이 여럿 보인다. 공단, 놀, 깃, 일없다, 퇴박, 말짱히 같은 요즘 자주 안 쓰는 단어들에 대한 설명은 아래 부분에 나와 있다. 길 잃은 아기새와 소나무의 우정을 표면적으로 나타내는 동화이지만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줄 수 있을 듯 하다. 어미를 잃은 아기 새, 아기 새에게 퇴박을 놓는 나무들 이것에 대해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좋은 동화 인 듯 하다.
<동화 속 나온 우리말>
공단 : 두껍고 무늬는 없지만 윤기가 도는 비단
놀 : '노을'의 준말
깃 : 외양간, 마구간, 닭둥우리 따위에 깔아주는 짚이나 마른풀
일없다 : 소용이나 필요가 없다, 관심 없다
퇴박 : 마음에 들지 않아 물리치거나 거절함
말짱히 : 흠이 없고 온전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