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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물건 괴물 ㅣ 아이앤북 창작동화 50
신은영 지음, 임미란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20년 6월
평점 :

너희 집은 물건이 주인인 거 같아!
이 책은 물건 구매를 통한 행복이 과연 진짜 행복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주인공 박나중은 아이들에게 쓰레기라는 놀림을 받는다. 물건을 찾기 위해 책상 속을 뒤지니 쓰레기가 한 가득 나온다. 게다가 사물함에서는 먹다 남은 과자 속에서 벌레까지 기어 나온다. 하지만 박나중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
문구점에 들러 오늘도 ‘티라노사우르스’ 인형을 뽑기 위해 도전하지만 역시나 ‘스테고사우루스’ 나온다. 벌써 35번째 같은 인형이 나온다. 박나중 방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형이 쌓여 있다. 집에 오자 엄마는 TV홈쇼핑에 빠져 박나중을 본체만체 한다. 마감임박! 특가세일! 이라는 홈쇼핑 쇼호스트의 외침에 신용카드를 들고 전화기를 붙들고 있다. 어제도 전에도 계속 마감임박! 특가세일! 이라고 외쳤던 것 같지만 엄마는 아랑곳 하지 않고 또 주문을 한다.

중학생 누나는 방에 한 가득 쌓여 있는 화장품이 있지만 여전히 오늘도 새로운 화장품을 산다. 아빠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새로운 제품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소비자. 제품의 수용(adoption)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빠르게, 일찍(early) 발생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 이다. 그래서 지난 번 산 것과 동일하지만 약간의 성능이 향상된 드론을 또 사왔다.
나중이 가족이 거주하는 집은 택배 상자와 다양한 물건으로 인해 현관문을 제대로 열수 없을 정도로 좁아졌고 나중이 친구가 무심코 열었던 냉장고에서 물건이 쏟아져 나와 발을 다쳤지만 크게 염려 하지 않는 상태까지 되었다. 과연 나중이 가족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해결책은 뭐가 있을까?

나중이는 친구가 한 말인 ‘너희 집은 물건이 주인인 거 같아!’라는 말을 곱씹어 본다. TV에서 나왔던 지진으로 인해 물건에 대한 생각의 전환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일본인의 얼굴에 행복감을 보면서 자신도 그렇게 살 수 있을지 반문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물건들이 자신들이 집의 주인이라고 하면서 나중이와 엄마, 아빠, 누나를 공격했다. 그 사건 이후 나중이는 물건을 정리하고 처분하기로 하고 엄마, 아빠, 누나도 같은 마음으로 실천을 한다. 결국 거의 모든 물건을 벼룩시장을 통해 팔고 나자 집은 넓어졌으며 행복한 가정이 된다.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일시적인 행복일 뿐이며 지속되지 않는다. 새 옷, 새 장난감, 새 자동차, 새 아파트 등이 주는 행복감은 있다. 이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영원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불행을 자초할 수 있다. 나중이는 물건에 치이면서 살아가는 한 아이로 대변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원하는 인형을 뽑기 위해 35개의 의미 없는 인형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모습은 나의 어린 시절 국진이 빵, 핑클 빵 을 사서 스티커만 가지고 버리던 모습과 진배없다. 요즘 미취학 아이들은 플라스틱 딱지를 한다. 개당 5백원에서 6천원까지 한다. 그런데 종이 상자 안에 딱지가 있어 같은 것이 또 나올 수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같기 위해 계속 물건을 구입한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물건은 쌓이게 된다. 어릴 적부터 이러한 소비 형태는 물건을 소홀히 여기게 되는 마음을 갖게 하지만 아이가 잠시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 하고 아이를 쉽게 길들이려는 부모의 욕망과 잘 맞아 떨어져 여전히 이러한 형태는 지속적으로 보여진다. 물건을 통제하는 삶을 살 것인지 물건에 지배당하는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해야 할 듯 하다. 과도한 물건을 사는 아이와 부모가 읽으면 좋을 동화 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