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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에 관한 가장 기발한 상상
이 책은 참신한 소재, 기존의 어느 작품과도 닮지 않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파고든 심리 묘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웰메이드 스릴러다. ‘DNA 매치’를 통해 자신의 운명적은 짝을 찾는 과정 속에서 여러 인물들을 통해 나오는 SF 스릴러 소설인 <더 원>은 참신함을 넘어 섬뜩하기까지 하다. DNA(deoxyribonucleic acid)는 살아있는 모든 유기체 및 많은 바이러스의 유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실 모양의 핵산 사슬이다.
현재도 DNA를 검사 할 수 있고 미리 유전병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지만 조작을 하거나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 되어 있다. 기술적으로는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전 세계가 금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책 속에는 5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맨디’ ‘크리스토퍼’ ‘제이드’ ‘닉’ ‘앨리’이다. 각 인물들마다 특징이 있다. 우선 ‘맨디’는 37살 이혼녀이고 두 번의 유산을 경험했다. 그녀는 자신의 DNA 매치인 리처드 테일러 라는 젊은 남성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그를 만나기도 전 그는 이미 사고로 죽음을 당해 추도 예배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녀는 한번도 보지 못한 자신의 짝을 알고 싶은 마음에 그곳을 가게 된다. 과연 그녀는 무엇에 이끌려 그곳에 가는 걸까? 그녀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두 번째 ‘크리스토퍼’는 33살 사이코패스다. 살인을 즐기며 자신이 목표로 세운 30명의 여성을 죽이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기를 바라며 한 명씩 계획 살인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자신의 DNA 매치인 31살 ‘에이미 브룩뱅크스’여성을 만나 새로운 감정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직업이 경찰관이라는 소식을 접한다. 그는 그녀와의 관계가 지속됨에 따라 자신의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끼지만 목표로 했던 살인 계획을 취소하지는 않는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언제까지 지속 될 수 있을까? 그는 과연 목표한 살인을 성공 할 수 있을까?
세 번째 ‘제이드’는 많은 빚에 허덕이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 이다. 그녀에겐 아직 얼굴을 한번도 보지 못한 지구 반대편 호주에 살고 있는 ‘케빈’이라는 남성이 DNA 매치 이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직접 보기 위해 빚을 내서 과감히 여행에 오른다. 과연 그녀가 바라고 원하는 이상형의 남성 일까? 그는 왜 그녀에게 오랜 시간 연락을 하지만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까?
네 번째 ‘닉’은 결혼을 약속한 ‘샐리’가 있는 건실한 청년이다. 그는 DNA 매치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지만 그녀가 결혼 전 확인차 해보자는 끈질긴 권유 끝에 하기로 한다. 하지만 너무나 생뚱맞게 그의 DNA 매치는 남성으로 나왔다. 동성애적 기질을 전혀 느끼거나 생각해본 적 없는 ‘닉’은 불같이 화를 낸다. 그의 약혼자 샐리는 한 발 더 나가 한 번 직접 만나 확인해보자고 한다. 결국 그녀의 성화에 못이겨 ‘닉’은 자신의 DNA 매치인 마사지 사인 ‘알렉스’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한다. 과연 ‘닉’은 DNA 매치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 할까? 100% 확률을 자랑하는 DNA 매치는 왜 ‘닉’에게 남성을 추천 한 것일까?
다섯 번째 ‘엘리’는 DNA매치의 유전자를 발견한 과학자이자 4천명의 직원을 둔 CEO이다. 그녀는 자신의 발견한 것으로 초일류 기업을 키웠지만 사람들의 원망과 분노로 사람들과 거리를 둔 채 고립된 생활을 자초하고 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자신의 연락처로 처음 DNA 매치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그녀는 ‘티모시 헌트’라는 38살 시스템 분석가을 만나 첫 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과연 그녀는 자신이 계발 한 대로 DNA 매치는 오류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할 수 있을까? 그녀는 이제 건물 속에 갇혀 살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살 수 있을까?
책 속에 등장하는 다섯 명은 모든 인간을 대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결함이 있고 헛점이 있다. 그것을 용인하며 용납하고 포용하며 살아가는 것이 세상이며 이웃이며 친구인 듯 하다. DNA매치라는 것은 이러한 우리의 일상적이고 상식적이며 통념적인 개념을 완전히 무너트리고 100% 신뢰라는 무기로 우리의 나약한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 헤어지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던 부부가 갈라서고 심지어 죽은 사람과의 매치로 그의 냉동 정자를 받아 자녀를 낳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 충고, 위로는 귀에 들어오지 않은 채 DNA 매치라는 과학적 사실이라고 일컬어 지는 것을 맹신하게 된다. 사이코패스였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사랑하는 이를 만나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 연쇄살인범을 사랑하게 되고 그를 이해해주고 용납해주는 원천은 바로 DNA 매치 바로 ‘단 한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나약함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방영 된다고 하니 기대 해 봐도 좋을 듯 하다.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순식간에 읽었던 좋은 스릴러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