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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아프다 1부 - 어느 평범한 청년의 한국교회에서의 10년 ㅣ 한국 교회, 아프다 1
김원범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평점 :

어느 평범한 청년의 한국교회에서의 10년
이 책은 한 청년이 한국교회에서 겪은 일들을 담담하지만 사실적으로 적어 내려 가고 있다.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난 저자는 20살 성인이 되고 나서 스스로 성경책을 읽고 개신교로 개종을 한다. 교회 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고 사람을 만나게 되는 10년의 과정을 적고 있다.
현재 한국 교회는 ‘위기’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듯 하다. 개신교를 ‘개독교’로 부르며 목사님을 마치 사기꾼취급하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쩌다 한국 교회는 이 지경이 되었을까?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던 목사님들은 왜 손가락질을 당해야 하는 것일까?
한국 교회에 긴급한 화두는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성경으로 돌아가자’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한국 전체 인구의 30% 1200만명에 육박했던 기독교 인구는 어느 조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주일 참석 교인을 기준으로 300만명 수준이라는 기사도 보았다. 더욱이 주일학교 붕괴 및 저출산에 따른 아동들의 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한국 교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부정적인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실시간 검색어에 OO교회 라고 뜨는 것은 십중팔구 안 좋은 소식이며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것들이기에 그리스도인들은 더욱더 숨 죽일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교회에서 일들을 밝히면서 얼마나 비 상식적이며 비 성경적인지 알려준다. 성경에서 여러 은사가 나오지만 어디에서 그 은사를 꼭 해야만 더 낫다고 표현하지 않지만 마치 방언을 주된 잣대로 삼기 일쑤이다. 방언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공개적인 망신과 더불어 비인격적인 지적을 받았던 저자만의 상처일까?
새벽 녹즙 배송을 하던 중 새벽기도회에 가야 하니깐 이 시간에 엘리베이터 이용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할머니, 아마도 권사님으로 보이는 듯 하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으며 타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분의 말투와 행동을 바라보는 비 기독교인은 무슨 생각을 할까?
독서실 사장님 책상 책꽂이에 꽂혀 있는 교회 관련 파일들, 성가대 회비 명단, 찬송가집을 보고 장로님 이시냐고 묻는 질문에 자신은 아직 안수집사라고 하면서 영적으로 보는 눈이 있다고 답을 한다. 누가 봐도 교회에 다니는 흔적이 뚜렷한데 영적이라 말을 하면 뭐라고 답을 해야 할까?
성가대의 연습은 보통 예배를 마치고서 다음 주 곡을 연습하고, 한 주가 지나고 교회에 와서 지난주에 연습한 곡을 다시 연습하였는데, 적어도 예배 전후로 최소 30여 분 이상은 연습이 이루어져야 하는 듯 했지만 성가대 활동을 하신 지 오래되신 분들의 연습을 생략,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한다.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찬송을 부르는 성가대인데 무슨 마음으로 하는 것일까?
담임 목사님께서 직접 저자를 불러 교회 홈페이지에 몇몇 장로님들을 비방하는 글을 올려달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한다. 저자는 어떻게 해야만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답하기만 하고 부끄럽기만 하다. 과연 저자가 다닌 교회가 굉장히 특이하고 특별하고 해괴망측한 교회여서 그런 것일까? 라는 질문에 자문자답을 하기 싫어 진다. 몇 년간 지속 되어온 담임목사님의 설교 도용은 아무런 문제 제기가 되지 않고 쉬쉬 하며 넘어 가며 교회의 화재보험 만기환급금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수령하여 횡령한 담임목사가 사회법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음에도, 그 목사가 속해 있는 교단, 노회, 총회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제지도, 역할도 하지 않는다. 또한 비가 오는 어느 날, 예배당 단상에서 출구로 향해 걸어가는 반바지 반팔티를 입은 중학생을 향해 큰 소리로 복장을 지적하는 어느 목사님의 외침은 무엇을 의미 하는 것일까? 책은 어떠한 해법을 제시하진 않는다. 다만,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나열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책의 제목이 <한국 교회, 아프다>인 듯 하다.
책을 읽고 나니 작년 명절 연휴 기간에 청년 시절 신앙 생활을 같이 했던 친구들을 오랜 만에 만나 그간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 하는 도중 자연스레 결혼, 출산, 육아, 이사 및 이직 일반적이고 공통된 관심사에서 점차 각자 섬기는 교회 이야기가 나왔다. 청년 시절 같은 교회에서 신앙 생활을 하였지만 지금은 여러 이유로 각기 다른 교회를 섬기고 있는데 현재 출석하는 교회의 성장과 좋은 장점들도 나왔지만 자녀 세습, 과도한 사례비 인상, 무리한 건축 추진, 목회자의 제왕적 운영, 교인들의 당파싸움 등 어쩌면 한국 교회가 가진 민낯이 어김 없이 드러났다. 더욱이 슬픈 것은 제 각기 다니는 교회의 이러한 문제가 비단 한 두 교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며 일반화 되고 보편화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쉽사리 해결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야기를 하면서 막막함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