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게 제압하라 -페터 모들러-

오만하게 제압하라 -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 여자가 살아가는 법 ㅣ 오만하게 제압하라
페터 모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6월

반칙이 난무하는세상 여자가 살아가는법

이 책은 오만 훈련에서 접한 여러 사례 중에서 중요한 내용들만 요약한 것이다. 여자 직장인으로써 동료, 상사, 부하 남자와의 권력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을 다루고 있다. 유럽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이자 ‘오만 훈련’의 개발자인 페터 모들러가 알려주는, 여성들이 실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오만의 무기 사용법들이 있다.

책은 여자들 사이의 갈등은 다루지 않았다. 오로지 여자와 남자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만 있다. 또한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직장 상황이 아닌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 독자로써 한국에서도 유용하게 적용될 소지가 있는 것들이 많았다.

오만 훈련은 직장에서 남자들과 소통하는 법을 여러 관점에서 다룬다. 몸짓 언어, 영역에 대한 태도, 권력 언어 등이 대표적인 내용이다. 오만 훈련은 무엇보다 의뢰인이 해결하고자 하는 갈등 상황을 기반으로 한다.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특정 상황에서 모두 똑같이 반응한다. 본능적으로 그리고 반사적으로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 패턴이 있다. 이것은 여자들의 반응 패턴과 확연히 달랐다.

대화에는 세 가지 형식이 있다. 하이토크, 스몰토크, 무브토크. 여자들은 대부분 무브토크를 사용하지 않기에 강력한 메시지 전달을 잘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세 가지 토크가 지닌 의미를 잘 습득하고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하이토크(high Talk)에서는 논리적인 근거가 제시되고 말이 서로 통해야 한다. 의견 교환, 내용 토론, 세부적인 정보 교환이 여기에 속하고, 찬성과 반대가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언어적 표현이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수준에 있다.

스몰토크(Small Talk)는 합리적인 주장이나 토론과 상관이 없다. 같은 언어적 단계지만, 여기서 오가는 메시지는 사적이고 주관적이며 때로는 감정적이다. 날씨, 패션, 스포츠, 이런 저런 수다 등 일상의 사소한 일들이 다뤄진다. 일반적인 의미의 환담도 여기에 속한다. 남자들끼리 흔히 주고받는 비난이나 욕을 듣게 된다면 그저 스몰토크(장난)일 경우가 많으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게 좋다.

무브토크(Move Talk)는 말이 필요 없다. 하지만 효과는 강력하다. 몸짓과 표정, 시선, 태도, 공간적 거리의 변화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자세와 동작이 큰 의미를 갖는다. 지위를 명확히 하는 오만은 이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비언어적 단계(무브토크)의 공격을 받았을 때, 언어적, 지성석 방어(하이토크)는 아무 소용이 없다. 똑같이 비언어적 단계로 방어해야 한다. 그리고 언어적, 지성석 단계(하이토크)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똑같이 이 단계로 방어해도 된다. 하지만 언어적, 비지성적 방어(스몰토크) 혹은 비언적 방어(무브토크)가 더욱 효과적이다. 이것은 윤리와 상관이 없다.

의사소통 방식의 남녀 차이가 어린 시절부터 이미 나타난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모두 효율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발전시킨다. 그러나 여자아이들은 ‘관계’를 중시하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서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의사소통 방식은 직장 경험과 상관없이 어린 시절에 몸에 배기 때문에 성별에 따른 의사소통의 차이는 당연히 직장 어디에서나 발견된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그러나 남자가 될 필요는 없다. 목적은 도덕성이 아니라 전략적 이익이다. 직장 생활에 매우 유용하다.

남자들은 직장 내 갈등 상황을 어떤 의식이나 경기쯤으로 여긴다. 사무실이나 회의실에서 큰 소리로 격하게 다투었더라도 금방 풀어지고 다시 친한 동료로 잘 지낸다. 그러나 여자들에게 이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은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온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 TPO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 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 한편,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가 성공한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과 여성차별에 대한 시선을 타계해가는 과정이 한 몫 했을 듯 하다. 능력있고 성실한 여성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전히 남성과 비교해 차별을 당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몫을 당당히 표현하고 성취하고 쟁취하는 여성이 늘어날수록 평등 지수는 올라갈 듯 하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지만 실용적인 내용이 많이 담긴 책인 듯 하다. 끝으로 책 말미에 소개된 ‘오만의 십계명’을 잘 기억하면 좋을 듯 하다.

오만의 십계명

①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

②권력 의지를 가져라

③필요하다면 무례하게 행동하라

④목소리를 의식적으로 바꾸어라

⑤당신의 역할을 진지하게 여겨라

⑥의사소통 단계를 뒤죽박죽으로 섞지 말라

⑦영역을 방어하라

⑧남자들이 남장한 여자일 거라고 착각하지 말라

⑨능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⑩지위 상징을 요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