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 할머니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89
김바다 지음, 이형진 그림 / 봄봄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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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따뜻한 솜이불이 필요해요

이 책은 사랑 가득한 마음과 더불어 사는 마음을 가진 목화 할머니의 따뜻한 이야기이다. 문래 마을에는 목화를 좋아하는 목화 할머니가 산다. 봄이면 집 앞 작은 텃밭에 목화 씨앗을 심고는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진딧물을 잡아 주면서 정성껏 키운다. 하얀 목화꽃이 피자 텃밭은 호롱불을 켠 듯 환해진다. 목화 할머니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목화꽃을 자랑한다.

목화 꽃이 진 자리에는 목화 다래가 열린다. 목화 다래는 따끈따끈한 햇빛 먹고 물 먹고 거름 먹고 탱글탱글 익어 간다. 그리고 하얀 목화가 핀다. 목화 할머니는 목화를 따서 바구니에 모았다. 보들보들한 하얀 솜이 몽실몽실 하늘에 떠 있는 양떼구름 같다. 목화 할머니는 목화솜으로 얼른 손자에게 줄 이불을 만들고 싶다. 목화를 딴 목화 할머니는 씨를 빼느라 손가락이 아프고 손톱이 부서질 지경이다. 그렇지만 바구니에 쌓이는 목화솜을 보고는 손가락 아픈 것쯤은 새까맣게 잊었다. 폭신폭신한 솜을 만지면 방긋 웃는 아기 얼굴이 떠올라 저절로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다. 결국 손자가 이불 덮고 자는 모습을 상상하다가 목화 할머니는 까무룩 잠이 들었다. 목화 할머니는 무슨 꿈을 꾸었을까?

목화 할머니 꿈에 여럿 동물들이 나왔다. 강아지, 고양이, 족제비, 햄스터, 고슴도치, 뱀이 각자 따뜻한 솜 이불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너무 추워서, 너무 심심해서, 너무 외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으니 솜이불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할머니는 꿈에서 깨어 동물들을 위해 솜 이불을 만들고 동물 친구들에게 나눠준다. 책은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시골에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계시는 분들은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것이 하나 있다. 물건을 바리바리 싸준다는 것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본인이 직접 키웠다는 이유로 감당할 수 없는 양을 싸 준다. 채소, 과일, 양념, 반찬 등등 이러한 것들은 전부 다 소화를 시키지 못해 쓰레기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그것을 싸주는 어른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거부할 수 없다. 목화 할머니는 힘든 길을 선택한다. 시중에 쉽게 살 수 있는 이불이 있지만 본인이 직접 목화를 심고 키우고 이불은 손수 만든다. 손주 사랑을 막을 길이 없다.

어릴 적 밥을 간혹 남기면 부모님은 크게 꾸짖으셨다. 당시 이해가 안 되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른이 되어 직장 생활을 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농부가 쌀을 만들기 위해 많은 수고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돈이면 뭐든지 쉽게 편하게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하는 행동은 비 효율적이고 비 생산적이며 비 경제적일 수 있다. 하지만 뭐든 것은 그렇게만 여겨지거나 매겨지는 것은 아니다. 할머니의 손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애완 동물들 생각하는 마음은 결국은 전달 되어 질 것이다. 단순한 솜 이불 하나로 여러 가지 의미를 전달해주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좋은 동화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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