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의사와 사나운 덩치
소피 길모어 지음, 이수지 옮김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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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의사 vs 사나운 덩치

이 책은 눈앞의 위험을 피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 넘어서는 아이의 모험 이야기이다. 어린이와 동물 그리고 자연보호까지 여러 의미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악어들이 '꼬마 의사'라고 부르는 아이가 있었다. 온갖 곳에서 온갖 악어가 꼬마 의사를 만나러 왔다. 꼬마 의사는 정성을 다해 하나하나 보살펴 주었다. 꼬마의사는 악어의 딱딱한 등가죽과 크고 힘센 턱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치료받은 악어들은 고마운 꼬마 의사에게 무시무시하고 아찔한 사건, 난장판 모험 이야기를 선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온 세상이 다 아는 짐승이 꼬마 의사를 찾아왔다. 꼬마 의사도 이 굉장한 짐승에 관한 소문을 들어 보았다. 사나운 덩치가 멍들었는지, 긁혔는지, 뼈가 부러졌는지 꼬마 의사는 조심조심 살펴보았다. 꼬마 의사는 사나운 덩치의 아픈 곳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사나운 덩치는 왜 꼬마 의사를 찾아온 것일까? 왜 꼬마 의사의 진료를 거부하는 것일까? 과연 사나운 덩치는 무슨 일을 겪은 것일까?

꼬마 의사는 혹시 열이 있나 해서 혀 밑에 체온계를 넣으려 하자 사나운 덩치가 불같이 화를 냈다. 꼬마 의사가 도우려고 할수록 사나운 덩치는 더욱더 사나워질 뿐이었다. 꼬마 의사는 지쳤고 결국 다른 아픈 동물에게로 돌아갔다. 사나운 덩치는 꼬마 의사의 다정한 모습을 지켜보다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꼬마 의사는 사나운 덩치가 잠든 것을 알아채고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줄에 몸을 매달아 몰래 접근 하려고 했는데 그만 줄이 끊어져버렸다. 그때 사나운 덩치가 커다랗고 넓적한 입을 쫙 벌렸다. 꼬마 의사는 그 안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 안에서 낑낑대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플라스틱에 새끼 악어들이 갇혀 내는 소리였다. 사나운 덩치가 큰 발톱으로 아무리 더듬거려도 새끼 악어들을 플라스틱에서 빼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사나운 덩치라고 불리는 거대한 악어, 그러한 악어를 성심 성의껏 치료해주는 꼬마 의사 이들의 관계는 비현실적이지만 많은 것을 작가는 내포하는 듯 하다. 어른과 아이, 비정상과 정상, 비주류와 주류를 은유적으로 묘사하는 듯 하다. 또한 쉽게 마음을 열지 않던 사나운 덩치도 결국은 자신의 새끼들을 구하기 위해 입을 열어 보여주고 구출하는 과정은 사랑이라는 매개채를 통해 동물 보호와 환경 오염을 한 번에 잘 설명해주는 듯 하다. 악어는 입 속에 새끼들을 넣어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모습은 잘 모르는 이가 보면 잔인하게 보이고 혹은 자신의 새끼를 잡아 먹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쉽게 보이는 것을 통해 오해와 편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은 사실을 대면해야만 없어진다는 진리를 이 동화를 통해 알려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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