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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딱이야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ㅣ I LOVE 그림책
민 레 지음, 댄 샌탯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평점 :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
세대 간의 해묵은 거리감과 극복의 과정을 풍부한 색채와 역동적인 이미지로 그려냈다. 책의 글밥은 많지 않지만 '칼데콧 상' 수상 작가인 ‘댄 샌탯’이
섬세하면서도 역동적 일러스트가 있어 마치 한편의 짧은 애니매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쿵푸팬더
느낌의 무협 액션 만화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느 날 한 아이가 할아버지가 사는 집에 방문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소년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 한다. 아이와 할아버지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에 대화가 불가능하다. 둘은 말없이 밥을 먹고 같이 TV시청을 한다. 소년은 할아버지와 같이 보는 만화가 재미가 없자 가방에서 가져온 스케치북을 꺼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할아버지도 자신의 스케치북을 가져온다. 과연 할아버지는 왜
스케치북을 가져온 것일까? 둘은 언어가 통하지 않은 상태로 계속 지낼 수 밖에 없을까?
아이가 그린 그림과 할아버지가 그린 그림은 마치 무술 고수의 맞대결처럼 펼쳐진다.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은 필담이 가능하다고 한다. 서로 언어는 모르지만
같은 한자를 써서 서면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태어나 처음 보는 낯선 환경, 문화를 접하더라도 바디랭귀지 (body language)로 간단한
의사소통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외국 여행을 가봤거나 외국인과 대화를 해 본 사람은 누구나 경험 하게 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림으로써 멀게만 느껴졌던 할아버지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친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책은 많은 말을 하지도 않는다. 다만
마치 애니매이션의 한 장면 같은 화려한 그림으로 서로가 하나 됨을 보여준다. 예술의 힘, 문화의 힘이 장벽처럼 느껴졌던 세대의 벽, 언어의 벽을 뛰어 넘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아이에겐 도전적인 느낌을 많이 주는 동화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