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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에게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전이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천재 작가 전이수
이 책은 전이수 작가의 신작 그림 에세이이다. 전이수 라는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다. 책의 주제 내용은 ‘행복’이며 자신이 누리고 느끼고 있는 행복이 다른 사람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겨져 있다. 전이수 작가는 SBS 영재발굴단에 소개된 이후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8년생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폭 넓고 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점에서 감탄을 자아 낸다.
이번 <소중한 사람에게>
제주도에서 살아가는 일상, 가족, 행복, 위로, 엄마 등에 관한 그림과 글로 구성되어 있다. 천재 작가라는 수식이 어울릴 만큼 그림과 글로 큰 위로와 감동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전에 출간 되었던 <꼬마 악어 타코>, <걸어가는 늑대들>, <새로운 가족>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 동화 보다 더 넓은 세계를 이 책에서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나는 행복하다>라는
글을 통해 행복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숨을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옆에 누군가가
있어서 함께 웃을 수 있어서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한다. 마치 법정 스님이나 철학자의 글귀를
읽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의 글을 계속 읽어 나가보면 내 두 손이 내가 하려는 일을 잘 따라 주어서, 내 두 발이 내가 가려는 곳에 잘 따라 주어서,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서, 마법처럼 마음을 잘 쓰다듬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드러누워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이 늘 나를 지켜 주어서, 자신의 머리카락이
바람의 존재를 알려 주어서, 작은 꽃 한 송이가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어서, 시원한 소나기를 맞으며 춤을 출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과연 13살인 아이의 감성과 생각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 나의
지난날 13살을 떠올리고 지금 평범한 13살 아이들을 바라보면
으레 새로운 장난감에 금방 싫증을 내거나 밤을 꼬박 새면서 게임을 해도 행복감을 못 느끼거나 친구들과 웃고 떠들지만 행복이란 감정을 못 느끼는
또래 청소년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강하게 준다.
책 중에 <나의 흠은 잘 보이지 않는데, 남의 흠은 너무나 잘 보인다> 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서 마치
성서 속에 나오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복음 7장 3절)이 떠올랐다. 이러한 통찰력을 가졌다는 사실에 약간 소름이 돋았다. 또한 길고양이를 보면서 그간의 어떠한 상처가 있을까를 반추하는 <어떤
상처가 있길래>도 무척 좋았다. 그리고 엄마에게 대한
작가의 구구절절한 애틋한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책 맨 뒤에 있는 편지 형식의 맺음말도 무척 인상이 깊었다. 아이에게도 책을 읽어주는 부모에게도 감동을 많이 주는 그림 에세이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