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튤립이에요 ㅣ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호원숙 지음, 박나래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5월
평점 :




생명의 소중한 가치
이 책은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의 소중함과 본연의 가치를 알려준다. 책의
저자는 너무나 유명한 소설가인 故 박완서 작가(1931년 10월 20일 - 2011년 1월 22일)의 맏딸인 수필가 호원숙 작가이다. 이 책은 깊은 땅속에 있는 알뿌리가 봄에 꽃을 피우는 과정을 통해 튤립의 한살이를 아름답게 풀어내고 있다.
책은 나는 누구일까요? 와 같은 형식으로 자신을 설명하면서 맨 마지막에
무엇인지 답을 알려준다. 나는 깊이 잠들어 있다. 하얗고
둥글고 단단한 내 모습은 작은 양파 같기도 하고 커다란 마늘 같기도 하다. 뉴욕에 사는 로사 할머니가
서울에 사는 비아 할머니에게 보낸 선물로 왔다. 오랫시간 비행기를 타고 비아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초겨울날 마당에 나를 심었다.
나뭇잎은 다 떨어지고 날은 점점 차가워졌다. 마당에는 눈이 오고 쌓여갔다. 얼어붙었던 눈이 녹고 따뜻한 햇살이 느껴졌다. 어느 봄날 손녀 민아가
찾아왔다. 할머니는 민아에게 튤립 꽃이 빨갛게 피어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내 이름은 튤립이다.
책에 나온 튤립은 글을 쓴 호원숙 작가에겐 어머니인 박완서 작가에 대한 그리움과 손녀에 대한 사랑이 함께 묻어나는
특별한 꽃이라고 한다. 하여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살지 못할 것 같은 추운 겨울 땅 속에는 봄을 기다리면서 묵묵히 견디고 수많은 동,식물이 있음을 시간이
흐르면서 감탄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7살 아들에게는 책이 주는 여운과 감동이 별로 없어 보였지만 책을
읽어주는 나에게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교차하게 만드는 동화인 듯 하다. 지금이 인생의 겨울과 같이
느껴진다면 곧 봄이 오리라는 희망으로 견디라는 메시지처럼 들리기도 하고 떠나간 사람, 다가온 사람을
활짝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나 아름답고
평온한 느낌을 주는 동화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