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월드 핑거그림책 3
조미자 지음 / 핑거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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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길들을 굴러온 타이어들의 여행이야기

 

이 책은 타이어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해 준다. 타이어 가게에는 수많은 타이어들이 주인을 기다리거나 사용이 다해 폐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본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이 책의 시작이 되었다.

<불안> <토비와 나>를 가지고 있기에 조미자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듯 하다. 그림책은 무언가를 말해주지도 가르치지도 않는다. 그저 <타이어 월드>라는 타이어 가게에 모인 타이어들의 옛 이야기들을 회상해보면서 우리의 모습이 저 타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려준다.

굴러간다 굴러간다. 어디든지 굴러 간다. 쭉 뻗은 아스팔트 꼬불 꼬불 흙바닥길 바다도 보이고 산도 보이는 길 굴러왔다 굴러왔다. 언제든지 굴러왔다. 비 오는 날도 눈보라 치는 날도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도 우리는 굴러왔다. 우리가 떠나온 이곳, 우리가 돌아온 이곳, 여기로 다시 굴러왔다. 이곳은 타이어 월드 황량한 우리의 안식처 달이 떠오르고 다시 해가 떠오른다. 우리가 지나온 세상 이제 세상이 우리를 지나간다. 우리가 나누는 우리만의 이야기 이곳은 타이어 월드

찬찬히 동화 속에 나온 글들을 읽고 있으면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타이어 월드 대신 공동 묘지 혹은 화장터 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는다. 쉼 없이 굴러가는 것이 자신의 소임인 타이어가 결국에는 다시 처음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서 마무리 한다는 것은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간다는 전통적인 동양적 사상의 느낌도 풍긴다.

7살 아들에겐 이 책은 묘한 느낌을 주는 듯 하다. 집에 소장하고 있는 <불안>과 같은 작가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만 읽는 순간 대번 같은 작가가 아니냐고 반문을 하였다. 특유의 표지, 하늘, 풍경을 묘사하는 색깔의 대비가 주는 여운은 작가의 매력이 물씬 풍겨 난다. 단순하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는 좋은 동화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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