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은 내가 최고야 이야기 속 지혜 쏙
장은영 지음, 토리 그림 / 하루놀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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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도구들의 왁자지껄 갑론을박

이 책은 함께 일하고 감사함을 알려준다. 전래동화를 아이들에게 읽어줘야 될 이유도 있지만 반대로 읽어주면 안 되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확실한 것은 점점 아이들이 전래동화보다는 디즈니 만화 같은 최신 트렌드에 쉽게 빠지게 부모들이 방치하는 듯 하다. 전래동화는 아주 예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현실에서 흔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래 동화가 가진 힘은 쉬운 비유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까지 동일하게 강한 교훈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를 통해 옛 사람들이 하고픈 지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고전 문학 《규중칠우쟁론기》 속 각양각색 도구 이야기를 각색하여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멋진 그림과 더불어 동화로 다시 탄생하였다. 바늘, , 가위, 인두, 다리미, , 골무 가 등장한다. 여기서 최근 보기 어려운 인두, 골무는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따로 부연설명을 해줘야 할 듯 하다.

많은 전래 동화가 그렇듯 이 이야기도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비유적으로 빗대어 표현함과 동시에 일상 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물건을 통해 더욱더 아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준다. 주인공 아기씨가 등장한다. 여기서 아기씨란 여자아이나 시집갈 나이의 처녀 또는 갓 시집온 색시를 높여 이르던 말을 뜻한다. 아기씨는 모든 걸 잘했지만 그 중에서도 바느질 솜씨가 좋아서 온 동네에 소문이 다 났다. 아기씨는 다가오는 어머니 생신에 예쁜 옷을 지어 드리려고 밤잠을 안 자고 열심히 바느질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아기씨는 너무 피곤해 손에 비단을 쥔 채 꾸벅꾸벅 졸았다. 방안에 있던 비단, , 가위, 바늘, 골무, 인두, 다리미, 오색실은 아기씨가 잠들자 서로 자신이 제일이라며 잘난체를 시작한다. 과연 누가 제일 필요한 물건일까? 아기씨도 같은 생각을 할까?

각각 자 부인, 가위 각시, 바늘 각시 청홍 각시, 골무 할미, 인두 부인, 다리미 낭자가 자신이 제일 필요한 물건이라는 그럴 듯 한 주장을 펼친다. 그러던 중 잠에서 잠시 깬 아기씨는 자신이 없으면 옷이 만들어 질 수 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다시 잠에 빠진다. 그 소리에 도구들은 충격과 상처를 받고 숨어 버린다. 잠에서 깬 아기씨는 골무 할미의 조언 덕에 도구들에게 사과를 하고 힘을 모아 옷을 만들면서 책은 마무리 된다. 7살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니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모양인 듯 하다. 우선 평소에 들어보지 못했던 도구들이 나오고 제각각 자신이 제일 뛰어나다고 뽐내는 주장이 다소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이 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와 뉘앙스는 단번에 파악하는 걸 보고 역시 전래동화의 힘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회의 부조리를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찾아보니 조선시대의 부정적인 현상을 꼬집는 것이라고 한다. 도구들의 비유를 통해 아이는 그것을 단박에 이해할 순 없겠지만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협동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좋은 동화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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