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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장례식 ㅣ 제제의 그림책
마리에 오스카손.지바 라구나트 지음, 로스 키네어드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2월
평점 :




죽음
이 책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죽음’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유쾌하게 접근했다. 아이들은 길 위에 지렁이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움직임이 없자 아이들은 지렁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장례식을 치러 주기로 한다. 과연 아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장례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
많은 노인들이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지만 절대 다수 사람들은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마지막을 맞이 한다. 또한 시신은 병원으로 옮겨져 장례를 치르기 때문에 죽어 있는 시신을 볼 기회는 흔치 않다. 그렇기에 자꾸만 삶과 죽음이 멀리 있다고 여겨지는 경향이 강해 지는 듯 하다.
우연히 지렁이를 발견한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한다. 땅에
파 묻기로 하면서 각자 노래를 부르지만 한 친구는 ♬ 자장자장
우리 아가, 다른 친구는 ♪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들었던 마지막 친구는 ♬ 아이고, 아이고 라고 각기 다른 노래를 부르면서 추도 한다.
땅에 지렁이를 묻고 나서 다음날 다시 와서 파보기로 하면서 아이들은 돌아가지만 지렁이는 땅 속으로 유유히 사라지면서
책은 마무리가 된다. 땅 속에 묻는 장례 형태를 가진 나라들은 인간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더욱 자연에 대해 소중히 여기고 아꼈던 마음을 가졌던 듯 하다.
지렁이 장례식이라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이지만 죽음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잘 보여줌으로써
책을 읽는 아이에게 죽음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과 더불어 땅 속으로 사라져 자연이 될 수 있다는 암시를 보여주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