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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박혜선 지음, 이수연 그림 / 발견(키즈엠) / 2020년 2월
평점 :





플라스틱
이 책은 플라스틱 음료수 통 하나가 우리 손을 떠난 이후에 벌어지는 참혹하고 슬픈 진실을 담고 있다. 슈퍼 냉장고 진열장에 있던 시원한 음료수가 담긴 플라스틱 통은 한 아이의 선택을 받게 된다. 아이는 개울가에서 놀면서 음료수를 벌컥벌컥 시원하게 마시고 음료수 통에 친구들과 함께 잡은 다슬기를 담는다.
하지만 아이는 음료수 통을 버려두고 가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음료수 통을 들어 올린다. 도착한 곳은 버려진 물건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그곳에서는 '쓰레기'라는 이름으로 불러지게 된다. 멋지고 화려했던 음료수 통은 이젠 쓰레기가 되어 버렸다. 음료수
통의 여정은 언제쯤 끝날까? 과연 음료수 통의 소원은 무엇이 될까?
<알바는 100살> <고래를 삼킨 바다 쓰레기> <반쪽 섬> <인어 소녀> <수염 없는 고양이> <사라져 가는 남태평양의 보물섬> <2900년
아무도 살지 않는 지구> <갈라 행성이 뜨거워지고 있어요!>
<습지는 숨 쉬는 땅이야> 등 열거된 책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연 보호, 환경 오염을 주제로 한 동화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책들이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이것을 읽는 부모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작가들의
마음이 엿 보이는 듯 하다.
멋지고 화려한 음료수 통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버려지고 방치된 채 쓰레기가 되고 또한 쓰레기 장에서 살아가는 아이에겐
다시 장난감이 되고 시간이 흘러 바닷가 모래 사장까지 가고 결국은 바닷속에 잠긴다. 물고기들과 거북이들이
반짝이는 모습에 먹이인 줄 알지만 이내 내뱉어 버리고 만다. 결국 어미 새가 입에 물고 아기 새에게
전해주는 모습은 비극과 슬픔을 넘어 참혹함까지 느끼게 해준다. 플라스틱은 자기 소원은 사라지는 것이라는
말로 동화는 마친다.
영화 <알바트로스>의
한 장면을 모티브로 만든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얼마 전 읽었던 캠론 라이트의 소설 <렌트 콜렉터>에 나온 쓰레기 장에서 살고 있는 모습도 책
속에 언급 된 듯 느껴졌다. 쓰레기를 만드는 것도 사람,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사람, 쓰레기와 같이 사는 것도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 시켜 준다. 또한 환경 오염과 자연 보호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좋은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