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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게 하고픈 말 - 사랑하는 교회와 성도를 향한 심중소회
류호준 지음 / 두란노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교회와 성도를 향한 심중소회
이 책은 25년간 신학교 교수로, 또
평촌에 위치한 무지개교회 담임목사로 섬겨온 저자가 모든 현직에서 물러나며 그간 한국 교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바르게 풀어가고자 애써왔던 내용들을
특유의 예리한 비판과 이를 보듬는 따뜻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책의 내용 대다수는 저자가 지난 2년동안 월간 <목회와 신학>에 ‘류호준 교수의 심중소회(心中所懷-마음속의 생각과 느낌)’라는 꼭지로 글을 썼던 것들을 묶은 것이다.
서문에서 밝혔듯이 책을 유용하게 상용하는 방법은 교회 안에 독서 모임을 결성해서 매주 한 장씩 읽고 토론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 교회에 긴급한 화두는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성경으로
돌아가자’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한국 전체 인구의 30% 1200만명에 육박했던 기독교 인구는 어느 조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주일 참석 교인을 기준으로 300만명 수준이라는 기사도 보았다. 더욱이 주일학교 붕괴 및 저출산에
따른 아동들의 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한국 교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부정적인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실시간 검색어에 OO교회 라고 뜨는 것은 십중팔구 안 좋은 소식이며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것들이기에 그리스도인들은 더욱더 숨 죽일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구정을 맞이 하여 청년 시절 신앙 생활을 같이 했던 친구들을 오랜 만에 만나 그간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연스레 결혼, 이사 및 이직으로 교회를
제각기 다니고 있기에 화제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 이야기로 흐르게 되었다. 교회의 성장과 좋은 장점들도
나왔지만 자녀 세습, 과도한 사례비 인상, 무리한 건축 추진, 목회자의 제왕적 운영, 교인들의 당파싸움 등 한국 교회가 가진 민낯이
어김 없이 드러났다. 더욱이 슬픈 것은 제 각기 다니는 교회가 중소 도시에 작은 교회라는 사실이지만
쉽사리 해결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문제들이라는 것이다.
교회는 교인을 걱정하고 교인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 속에서 25년간
신학자로서, 목사로서 살아온 류호준 교수의 냉철하고 가슴 깊은 심중 소회를 읽고 나니 다시금 한국 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길을 제시 해주는 듯 하여 좋았다.
현재 교인들의 신앙은 ‘자기중심적 신앙’이라 부를 수 있을 듯 하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쾌락을 사랑한다. 이러한 자기 사랑의 정신과 자기 사랑의 영과 자기 사랑의 바람이 교회 안에 슬그머니 흘러 들어왔다.
대다수 한국 교회에서 등한시 하고 있는 교리 교육은 ‘성경의 가르침’을 체계화한 것이기에 마치 집의 설계도와 같다. 신앙 교육은 우리의
신앙 집이 지어져 가는 과정에서 어느 것이 서까래이고, 기둥이고, 벽이고, 지붕이고, 골조이고, 장식인지를
알려 주는 참교육이다. 교리 교육은 신앙의 골다공증 환자가 되지 않기 위해 신앙의 뼈 속에 골수를 집어넣는
가장 중요한 기초 공사요, 골조 공사인 것이다.
주일(일요일)은 거룩한
날이다. 한 주간 동안 받은 하나님의 선물과 은총에 대해 감사하고 축하하며, 그분의 은혜를 통해 새로워지기 위해 특별히 따로 떼어 놓은 날이 일요일(주일)이다. 반면 현대인들이 말하는 휴가란 성경에서 말하는 안식에 대한
대용품으로서, 땀 흘리는 고역으로부터 도피하는 날들이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 버리고 가능한 많은 여가를 즐기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어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일요일에 교회를 훌훌 털어 버리고 비우는 것이 곧 휴가이다.
신학생,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글들이기에 성도들에게 온전히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모든 글들이 어렵거나 난해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목회자가 목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과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은 성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금권 선거(金權選擧)라는 말이
구어가 되어버린 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교단 선거에서는 유미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의 종이자 대리인으로
자처하는 목회자들이 성경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시하거나 혹은 둘 다일 수 있다. 교회를 대기업으로 키우고
싶어 하고 교회에 온갖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성도들을 늘리고 화려하다 못해 백화점, 아파트 보다 거대한
교회당을 짓는 이유는 순전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것일까? 예배 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과 중요를
차지하는 것은 단연 ‘설교’일 것이다. 이 설교가 과연 예배당에 앉은 성도들에게 어떻게 들리고 있는가? 이러한
다양한 질문들과 현실에 대해 은퇴한 신학자요 목회자인 저자의 말을 모두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듯 하다.
<인상 깊은 문구>
성경과 함께 신앙이 시작됩니다. 신자를 위해 성경이 있는 것이지. 성경을 위해 신자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굴의 투지로 끝까지 지치지
않고 순례의 길을 완주하려는 신자에게 희망과 인내와 위로를 주기 위해 주어진 신적 선물이 성경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 교회는 다시금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곱씹고 되새김질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성경을 덮어야 합니다. 놀랍게도 성경을 덮는 순간, 진정한 신앙의 여정(旅程, journey)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이 성경이 내뿜고 있는 강력한 기상을 온몸과 마음과 삶
속에 흡입해서 우리보다 먼저 천성을 향해 가신 선구자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정진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