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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기 싫은 개 -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
팔리 모왓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월
평점 :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
이 책은 자연 속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책의 배경은 캐나다 1920~30년대를 하고 있어서 현재와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자연이 주는 재미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듯 하다. 저자인 팔리 모왓은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거버너
제너럴 어워드’를 받은 수작으로, 작가 자신이 소년 시절에
직접 겪은 일들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캐다나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연주의 작가이다. 외진 지역과 사람들을 탐구하는 여행자로 캐나다의 거의 전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여행했으며 마흔권정도 책을 저술하였다.
책의 내용은 어찌보면 단순하다. 팔리네 가족은 이사를 오고 나서 아버지는
사냥 개가 필요하던 차에 어머니에게 한 아이가 오리를 사겠냐고 묻는다. 그 오리 새끼 바구니 속에 구중중한
강아지 한 마리가 껴 있었고 단돈 4센트에 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가 생각한 사냥개와 거리가 멀어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다가 어느 날 누군가 개의 이름을 물어 즉흥적으로 머트(잡종견), 한국에는 흔히 ‘똥개’라고 부르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머트는 다른 강아지들과 다른 행동을 하고 가족들과 말싸움, 눈싸움을
하는 등 특이하고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 머트는 나이 들면서 더 소리를 높이고 논쟁적이 되었다. 내키지 않는
일을 요구받으면 낮게 으르렁대기 시작하곤 했다. 재촉 받으면 낮은 으르렁 소리가 커지면서 높아졌다가
낮아졌다. 싫은 지시를 입씨름만으로 피할 수 없으면 귀머거리인 체 했다.
사서 겸 작가인
주인공의 아버지는 사냥 시즌이 되어 주인공인 아들과 사냥을 하러 나가지만 허탕을 치고 다음해는 머트를 아무런 기대 없이 데리고 가지만 머트는 생각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서 사냥을 한다. 마치 총에 맞지 않은 새를 어디선가 몰래 주워오는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책의 묘미는 머트가 새를 물어올 때 마지 못해 새의 날개 끝을 물어오는 듯한
묘사에서 유머가 가득 하다. 젖소를 쫓는 재미를 발견한 머트가 새보다 소를 훨씬 좋아하는
게 문제였다. 죽은 새를 머트의 입에 물리거나 앨버트로스처럼 목에 걸어서 차까지 끌고 오게 하면 몹시
질색했다. 회색 기러기를 물고 온 머트는 그것으로 사냥개로써 당당한 첫 걸음을 걷게 된다.
머트는 다친 새를 자주 봤고 발포하지 않아 가져올 새가 없을 텐데도 새를 끌고 온 경우가 열두 차례 이상이었고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혼자 사라져도 개를 욕하느라 힘을 뺄 필요가 없단 걸 알게 되었다. 머트의
이야기는 점차 퍼져 나가 외지인은 통 믿지를 못하자 아버지는 입으로 탕 소리를 내자 머트는 반대편 가게에서 박제해놓은 새를 가져오는 에피소드는
다시금 책을 읽으면서 미소를 짓게 한다.
고양이들이 많은 동네에 이사를 가서 고양이처럼 울타리를 유유히 걸어 다니고 배 선두에 올라타 항해를 즐기지만
배 멀미를 하고 뇌우가 치는 날에는 무서워 침대 밑으로 들어오고 어색하게 부엉이와 같이 사는 모습 등 일반적이지 평범하지 않는 머트는 말 그래도
잡종견의 면모를 보여준다. 자연과 벗하면서 살 수 있는 여건이 점차 없어지는 도시인들에게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고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살아온 기억이 있는 이들에게는 옛 추억에 마음껏 잠길 수 있게 된다.
개가 되기 싫은 개 라는 다소 특이한 제목이 주는 여운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단순한 동물 개를 의미 하지 않음을 알게 되는 듯 하다. 재미있게 술술 잘 읽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