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시집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19년 12월
평점 :




오십 년의 창작 생활을 오롯이 응축시켜낸 시집
이 시집은 그 동안 써온 시들을 단순히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시를 선별하여 저자의 지난 반세기 시력을 간추려놓은
모종의 자서전적인 시집이다. 총 3부로 구성 되어 있으며 1부는 신작 시, 2부는 대표 시,
3부는 나태주 시인이 사랑하는 시로 총 214편으로 되어 있다.
나태주 시인의 시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풀꽃>일 것이다. 이 시가 유독 사랑 받는 것은 짧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마음이 확!!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태주
시인은 1945년 3월
17일 충남 서천 출생하여 약관의 나이에 등단을 하고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왕성하게
문학 활동 및 강연을 하고 있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신작, 애송, 시인이
사랑하는 시로 묶여 있어 시간의 흐름도 자연의 배경도 점차 다르지만 일관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단연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계절은 유독 가을을 배경으로 많이 하고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 풀, 꽃, 강, 나무, 바람등이
자주 등장하지만 시인은 사랑을 중심으로 시를 구성하는 듯 하게 느껴진다.
외로움도 너무나 사랑을 해서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없는 환경에서 느껴지는 감정처럼 여겨지고 그 외의 부정적인
감정들, 시기, 질투, 미움, 다툼, 욕망, 분노 등은
시 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시인은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가기에 시간은 너무 짧고 그렇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은 천국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아내와 딸만 주일날 교회 가서 예배 드리는 시간에 자신도 동일하게 자연을 예배한다는 시인의 시를 통해 자유분방한
마음과 영혼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내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는 자꾸만 사막이 그립다. 찾아갈 자신도 없으면서 목마른
사막이 목마르게 그립다 등 나이듦에 따라 나오는 그리움을 감정을 잘 묘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훗날 나이들었을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시인>이라는
시를 통해 ‘세상 사람들 힘들고 고달픈 마음 쓰다듬어주는 감정의 서비스 맨’이라고 스스로를 정의 하며 <시>라는 제목으로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을 줍고 정리 하는 것이 시라고 명명 한다. 또한
<여자>라는 시에서는 ‘아무리 고운 여자라도 사랑해주지 않으면 천박한 여자가 되고 맙니다 이것은 그대가 그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말함으로써 여자를 사랑하는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 지 자기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듯 느껴진다.
한 가지 일을 50년 하면 장인이라는 칭호를 붙여주듯 나태주 시인은
시 장인이라고 불려야 할 듯하다. 특히 사랑과 자연에 관해 장인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지고 몇몇 시는 당장 아내에게 전송하고 싶어지고 몇몇 시는 옛 추억에 잠기게 만들기도
했다. 침대 곁에 두고 잠들기 전, 일어난 후, 혹은 수시로 아무 페이지나 꺼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나태주 시인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쓴 시인 듯 하여 더욱더 와 닿았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나태주-
인생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는 사람 없고
인생이 무엇인가
정말로 알고 인생을 사는 사람 없다
어쩌면 인생은 무정의용어 같은 것
무작정 살아보아야 하는 것
옛날 사람들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오래 그래야 할 것
사람들 인생이 고달프다 지쳤다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가끔은 화가 나서
내다 버리고 싶다고까지 불평을 한다
그렇지만 말이다
비록 그러한 인생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조금씩 살아볼 만한 것이 아닐까
인생은 고행이다!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있다
우리 여기서 '고행'이란
말
'여행'이란 말로 바꾸어보자
인생은 여행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인생은 얼마나 가슴 벅찬 하루하루일 것이며
아기자기 즐겁고 아름다운 발길일 거냐
너도 부디 나와 함께
힘들고 지치고 고달픈 날들
여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구나
지구 여행 잘 마치고 지구를 떠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