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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나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91
오호선 지음, 정진호 그림 / 길벗어린이 / 2019년 12월
평점 :




상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아빠와 아이의 치열한 대결
이 책은 아빠와 아이의 대결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끊임없는 질문과 반복을 한다. 이건 뭐야? 저건
왜 그래? 왜? 왜? 왜? 이러한 질문은 처음에는 재미있고 귀엽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상당히 지치기도 하고 아이의 말빨(?)에 KO당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왔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다. 아이는 아빠한테 뛰어 가 소식을 전한다. 아빠 눈을 떠 봐요 눈이
왔어요. 어서 일어나요. 눈 위에 발자국을 푹푹 찍고 뒹굴뒹굴
굴러다니고 눈덩이를 냠냠 먹고 싶어요. 아이스크림처럼요. 아이의
간절한 외침에 아빠는 대답한다. ‘안돼, 그러면 감기 걸려’ 그러자 아이는 대답을 한다. 감기에 걸려도 괜찮아요. 이렇게 시작한 대화의 끝은 과연 어떻게 될까? 누가 승자가 될까?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가 자주 쓰는 말 중 하나는 바로 ‘안돼’ ‘위험해’ 일 것이다.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날카로운 것을 만지려고 하고 뜨거운 것에 손을 대려고 하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를 주저하지 않기에 ‘안돼’라고 소리를 친다. 또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에도 역시 ‘안돼’라고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여벌 옷이 전혀 준비 되어 않은 상태인데 물을 보고 물놀이를 하고 싶어 하는 아이, 어느덧 잘 시간이 지났는데 더 놀고 싶은 아이, 밥을 통 먹질 않고
간식만 먹고 싶어 하는 아이, 지나친 Tv, 스마트폰 영상
시청을 하고 있는 아이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제재를 가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자신도 모르게 입에선 ‘안돼’라고 튀어나온다.
창 밖에 펼쳐진 하얀 눈을 보자 아이는 밖에 나가 놀고 싶어 하고 아빠는 감기에 걸릴 것을 염려해 안 된다고
한다. 아이는 자신이 약 먹기를 싫어하고 병원 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감기에 걸려도
좋으니 밖에 나가 놀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한다. 그러면 아빠는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아이에게 열이
펄펄 끓어 불덩이가 되고 그러면 우리 집이 불에 탈지도 모른다는 다소 과격한(?)말을 한다. 아이는 아빠의 말에 가볍게 소방관 아저씨들이 불을 꺼 주면 된다고 답을 한다.
아빠는 다시 소방관 아저씨는 너를 싣고 병원에 입원을 시킨다고 하자 아이는 약 먹고 금방 나으면 된다고 한다. 이렇게 대화는 계속 오고 간다. 병원에서 커다란 엉덩이 주사를 맞으면
넌 엉엉 울어버릴 것이라고 하자 아빠가 꼬옥 안아주면 된다고 답을 하고 아빠는 너무 멀리 있어서 힘들 거라고 하자 아이는 눈물바다를 만든다고 한다.
결국 보고 싶어 죽는다는 결론에 이르자 아이는 하늘나라에서 아빠의 아빠가 되어서 함께 놀 것이라고 쐐기를 박는다. 결국 아이의 논리(?)에 아빠는 아이와 따뜻한 털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다.
아이의 무리한 부탁을 무조건 ‘안돼’
‘다음에’ ‘위험해’라고 대답하기 전에 찬찬히
아이와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하고 들어줄 수 있는 건 들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인 듯 하다.